[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8월 14일 방송될 “나는 가수다”를 통해 박정현•YB•김범수 등 첫 경연부터 참가한 3명의 원년 멤버들이 마지막 열창의 무대를 갖고 떠난다. ‘명예졸업제도’를 신설 총 14번의 경연을 무사히 마친 아티스트에게 영예로운 졸업장이 주어지게 되는 것이다.
세 팀 모두 명예로운 마무리를 하게 될지 아니면 한 팀은 마지막 경연에서 탈락이란 안타까운 결과를 얻을지 일요일 저녁 시간이 벌써 기다려진다. 현재까지 “나가수” 무대에 오른 가수는 남자가수 8명(김건모•정엽•김범수•임재범•김연우•JK김동욱•조관우•김조한), 여자가수 6명(이소라•백지영•박정현•BMK•옥주현•장혜진), 그룹 2팀(YB•자우림)등 총 여섯 팀이다.

현재 경연을 벌이고 있는 네 팀(장혜진•조관우•김조한•자우림)을 제외하고 고별 무대의 주인공 박정현•YB•김범수를 포함 총 열 명의 아티스트가 “나가수”를 떠났거나 떠나게 된다.
“나가수”에 참여한 모든 가수가 최선을 다한 무대를 선보였기에 그들 전부에 박수를 보내는 것은 마땅하다. 그러나, 분명 그들 모두에게 똑 같은 평점을 줄 수는 없다. 명예졸업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청중평가단의 선택을 받지 못해 중도 탈락하거나 기타 다른 이유로 프로그램을 하차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많은 경연 무대를 보이지 못했음에도 “나가수” 무대 이후 더욱 더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아티스트가 있는 반면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한 가수도 분명 있다. 필자는 이제 “나는 가수다” 무대를 마친(칠) 열 두 아티스트를 “시즌 1”의 종료를 바로 앞두고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평점을 매겨보고자 한다. 필자의 최종적인 평가 점수와 독자 여러분의 평가치가 얼마나 다른지 비교해 보시길…
- 가수 인생 2라운드를 화려하게 시작한 박정현•김범수 / A+ -
10년 넘게 활동을 하며 가요계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2%’가 항상 부족했던 박정현과 김범수.”나는 가수다”를 통해 그들은 확실한 슈퍼스타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박정현은 “나는 가수다” 청중평가단을 ‘유린한다’란 표현을 쓰고 싶을 만큼 관객을 완전히 그녀의 음악에 몰입시키게 하는 마력을 발산했다. 열세차례의 경연(8월 14일 공연 제외) 중 11번을 3위권 안-3회 1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나가수의 요정”이란 별명을 얻을 만큼 외모•음악 최고의 평가를 받았고, CF퀸으로 등극할 만큼 인기 여파가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김범수는 ‘노래로 잘하는 발라드 가수’의 기존 이미지를 뛰어 넘는 과감한 변신 무대를 통해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는데, ‘님과 함께’•‘희나리’에서 보여준 파격적인 스테이지 퍼포먼스는 김범수의 미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한편 ‘제발(이소라 원곡)’은 “나가수” 발표 음원 중 최고 히트 곡으로 ‘김범수 표 발라드’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되었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는데, 데뷔 이래 처음 CF에 출연 “나는 가수다” 출연은 그에게 화려한 가수 인생의 2막을 열게 해 준 것이 분명하다.
- 존재감만으로 무대가 더욱 빛났던 임재범•이소라•YB / A -
임재범의 출연은 청중뿐만 아니라 동료 뮤지션들에게도 충격적인 일이었다. 오랫동안 칩거하며 대중들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숨겨졌던 그의 아픈 사연은 노래로 승화되었고 많은 관객들은 함께 눈물을 흘렸다. “임재범 신드롬”은 대한민국을 흥분시켰고 ‘로큰롤 대디’에 대한 팬들의 사랑과 열정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평점 A를 부여한 것은 그의 무대를 단 세 차례 –‘너를 위해’•’빈잔’•’여러분’-밖에 볼 수 없었다는 아쉬움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총 8번의 공연을 펼쳤던 초대 MC 이소라와 그 바통을 이어받아 MC의 중책을 맡고 있는 윤도현(YB)은 “나는 가수다”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 큰 존재감을 보여줬던 두 팀이다. ‘No.1(보아 원곡)’에서 보여줬던 이소라의 파격은 여전히 귓가를 맴도는 듯 할만큼 “나가수” 무대에서만 볼 수 있었던 최고의 공연이었다. 반면 YB는 다른 음악 장르의 경연곡도 모두 록 스타일로 편곡 ‘로큰롤 베이비’로서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소라와 윤도현의 퇴장이 너무도 아쉽게 느껴질 만큼 A란 평점이 아깝지 않다.
- 3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그들 정엽•김연우 / B+ -
정엽과 김연우는 단 세 차례의 경연-자신의 히트곡을 불렀던 ‘선호도’조사 포함-만으로 전국민적인 인지도를 얻게 된 행운의 뮤지션들이다. 주현미의 ‘짝사랑(정엽 5위 기록)’과 김장훈의 ‘나와 같다면(김연우 4위 차지)’의 환골탈태한 변신에 음악 팬들은 열광했고, 탈락 이후에 후 폭풍 인기 몰이를 두 아티스트에게 위로(?) 차원으로 해주었다. 정엽과 김연우가 더 많은 공연 무대를 가졌었으면 하는 팬들의 바람이 큰 만큼 그들을 “나는 가수다”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길 기대해 본다.
- 미완성으로 끝난 백지영•BMK•옥주현의 무대 / B
백지영•BMK•옥주현은 아직 무대가 마무리되지 못한 미완성 상태에서 “나가수”와 이별한 느낌이다.프로그램 초반 큰 홍역을 치른 후 백지영은 3차례의 공연만 하고 더 이상 출연을 하지 않았다. 신곡 준비 때문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하차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녀도 피력했듯이 계속 출연을 했었다면 동갑내기 박정현과 ‘나가수 여왕’ 자리를 놓고 라이벌 구도로 최고의 흥미요소를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BMK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가장 드라마틱한 탈락과 생존 경쟁을 펼쳤다.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로 1위를 차지하면서 그녀의 진가가 드러나면서 안정적인 구도로 갈 것으로 기대했으나, 다음 경연에서 7위를 차지 최종 탈락이라는 롤러코스터에서 조차 내려와야만 했다. 오뚝이처럼 일어났던 BMK의 승부근성에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천일동안’으로 1위를 차지하며 너무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감수해야 했던 옥주현.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아티스트로 성장해가는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이 그녀를 위축되게 만들었고 여섯 차례공연으로 백지영•BMK처럼 미완성 상태로 무대를 떠나게 되었다.
- 미련만 남겨 둔 두 남자 김건모•JK김동욱 / C+ -
“화제의 중심”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국민가수 김건모의 ‘씁쓸한 퇴장’은 필자 역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극장 주류 CF 장면 속에서 노래하는 김건모를 보면서 ‘나가수에서 오랫동안 지켜봤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씁쓸한 여운이 가시지를 않는다. 그래도, 마지막 무대에서 보여줬던 ‘You Are My Lady’의 떨림 속의 열창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나는 가수다”를 떠난 12팀 중 가장 적은 단 2번의 공연만 했던 JK김동욱은 관객과 시청자 에게 아쉬움 보다 서운한 마음을 느끼게 할 것 같다. 임재범의 병환으로 등장하게 되었던 그는 임재범의 ‘비상’과 한영애의 ‘조율’을 짜릿한 전율을 주는 무대로 연출하며 4위와 2위의 좋은 성적을 얻었음에도 불구, 2차 경연에서 공연도중 가사를 까먹었다는 프로 가수로서의 자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프로그램을 떠나게 된다.
김건모와 JK김동욱 두 가수에게 가장 낮은 평점을 내릴 수 밖에 없는 것은 “나는 가수다”를 사랑하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미련을 남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하는 프로그램을 두고 대중의 냉정한 판단과 평점 매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