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만에 복귀' 추신수, 밀어치기로 타격감 되찾기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8.13 12: 24

'추추트레인' 추신수(29,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왼 엄지 부상을 극복하고 49일 만에 복귀했다.
추신수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홈구장인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벌어진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3-2 승리를 도왔다.
일단 추신수는 정규시즌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1번 타자로 출장했다. 두 가지 이유였다. 먼저 1번타자인 마이클 브랜틀리가 오른 손목 부상을 당했다는 점, 그리고 매니 악타 클리블랜드 감독은 부상에서 복귀한 추신수가 한 차례라도 더 많은 타석에서 공을 봐야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결과론적이지만 악타 감독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추신수는 복귀전에서 안타를 뽑아냈을 뿐 안니라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매 타석마다 적극적인 스윙을 선보이며 빠르게 적응하고 있었다. 그리고 팀도 승리를 거두며 59승55패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63승55패)와 3경기 차를 유지하게 됐다.
그렇다면 매 타석 추신수의 스윙은 어땠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추신수의 타격감은 매우 좋아 보였다. 추신수는 4타석 가운데 1안타 삼진이 1개였다. 배트에 공을 맞춘 타구 3개 모두 중견수를 중심으로 볼 때 왼쪽이었다. 즉, 공을 끝까지 보고 정확하게 밀어 쳤다는 것이다. 보통 타격 코치들은 타격감이 떨어진 타자들에게 당겨 치는 것 대신 밀어 치라고 주문한다. 일단 스윙이 커지는 것을 방지하면서 최대한 공을 오랫동안 봐야 다음 타석, 그 다음 타석에서 정확한 타격 포인트를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1회 첫 타석-잘 맞은 좌익수 라인드라이브
이날 추신수는 미내소타 선발 우완 칼 파바노를 상대했다. 파바노는 직구 구속은 90마일(145km) 정도에 그치지만 직구와 비슷한 구속의 싱킹 패스트볼을 구사한다.
1회 추신수도 초구 88마일(141km) 싱커를 눈으로 지켜봤다. 이어 2구째 90마일(145km) 포심 패스트볼에 파울을 기록했다. 이후 3,4구째는 85마일과 90마일 싱커가 연속해서 볼로 들어왔다. 5구째 몸쪽에 들어온 90마일(145km) 싱커를 커트한 추신수는 6구째 홈플레이트에서 바깥쪽으로 살짝 휘어져 나가는 90마일(145km) 싱커를 왼 손목을 활용해 가볍게 밀었다. 타구는 빨랫줄처럼 빠르게 좌측으로 날아갔으나 좌익수가 서 있는 위치에 너무도 정확히 날아가며 아웃됐다. 비록 아웃은 됐지만 타격감이 좋음을 알 수 있는 스윙이었다. 더불어 스스로에게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3회 두 번째 타석-펜스 앞에서 잡힌 2루타성 타구
1회 첫 타석에서 타격감을 조율한 추신수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곧바로 매섭게 배트를 돌리며 클리블랜드 팬들의 마음을 흥분되게 했다. 추신수는 파바노를 상대로 초구 80마일(129km) 체인지업을 지켜봤다. 이어 2구째 가운데에서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90마일(145km) 싱커를 결대로 밀어 중견수 방향으로 날렸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은 타구는 예상했던 것보다 멀리 뻗어 나갔고, 미네소타 중견수 데나드 스팬이 점프를 해서 펜스에 몸을 부딪치며 겨우 잡아냈다.
▲6회 세 번재 타석-유격수 강습 내야 안타
두 타석 연속 안타성 타구였지만 상대 호수비에 막힌 추신수.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기어코 안타를 만들어냈다. 추신수는 파바노를 상대로 초구 90마일(145km) 포심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들어오자 거침없이 배트를 돌렸다. 배트 중앙에 정확히 맞은 타구는 미네소타 유격수 니시오카에게 날아갔다. 그러나 탑스핀이 걸린 타구는 니시오카 앞에서 뚝 떨어지며 원바운드가 됐고, 갑자기 타구가 심하게 변하자 니시오카 글러브에 맞은 타구는 중견수 방향으로 튀면서 내야안타가 됐다. 지난 7월 5일 KIA 유격수 김선빈이 넥센 외국인타자 알드리지의 타구에 얼굴에 맞았을 때와 같은 타구였다.
▲7회 4번째타석-1사 만루에서 헛스윙 삼진
추신수는 7회 1사 만루에서 파바노와 네 번째 대결을 펼쳤다. 앞선 세 타석에서 배트에 맞춘 타구는 모두 싱커였다. 그러나 네 번째 타석에서 결정구는 체인지업이었다. 추신수는 초구 88마일(141km) 싱커를 지켜본 뒤, 2,3구 87마일(140km), 89마일(144km) 싱커를 연속해서 파울로 걷어냈다. 이어 4구째 80마일(129km)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날 파바노의 싱커와 체인지업의 구속 차이는 16km로 추신수의 타이밍을 빼앗기에 효과적이었고, 아직 경기 감각이 올라오지 않은 추신수에게는 대처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추신수는 첫 경기 4타석 가운데 3타석에서 양질의 타구를 날렸다. 2개는 단타, 한 개는 2루타도 가능했다. 더 중요한 것은 클리블랜드가 승리하는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손맛과 승리를 동시에 맛본 추신수. 당분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첫 경기처럼 욕심내지 않고 타격을 한다면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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