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주키치(29, LG 트윈스)가 승리투수 요건인 5이닝에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놓고 강판됐다.
주키치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4⅔이닝 7피안타 1사사구 4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무엇보다 주키치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4경기에 등판해 2승무패 평균자책점 3.04로 매우 뛰어난 피칭을 선보였기에 그의 교체 시점을 놓고 의아해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박종훈 감독과 최계훈 투수 코치는 다른 때보다 두 박자 이상 빠른 타이밍에 주키치를 교체했다. 가장 큰 이유는 주키치의 제구가 평상시보다 높게 형성됐고, 롯데 타자들의 배트에 정확히 맞아나간 타구가 많았기 때문이다.
▲ 평상시보다 구속도, 제구도 나빴다
주키치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22경기에 등판해 7승4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 중이었다. 직구 구속은 145km에 불과하지만 주무기인 컷 패스트볼을 비롯해 체인지업, 커브의 제구가 매우 뛰어났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지난 5일 잠실 한화전 이후 8일만에 선발 등판한 주키치는 직구 최고 구속이 142km에 불과했다. 주무기인 컷 패스트볼 역시 보통 때면 142km까지 나온다. 4,5회에도 140km를 유지했다. 그러나 5회 컷 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이 133km에 불과했다.
제구 역시 높게 형성됐다. 주키치는 2회 강민호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이어 8번 황재균에게도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두 타구 모두 제구가 높게 형성되면서 보통 때 같았으면 내야 땅볼이 될 수 있었으나 깨끗하게 외야로 맞아 나갔다.
▲롯데 타자들, 정타가 많았다
박종훈 감독은 팀이 6-4로 앞선 5회초 2사 1루에서 주키치가 이대호에게 좌측 펜스에 맞는 안타를 허용하자 고심 끝에 교체를 결정했다.
이유가 있었다. 주키치는 이대호에 앞서 손아섭에게 배트 중앙에 정확히 맞은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이대호에게도 볼카운트 2-0에서 3구째 좌측 폴을 살짝 빗겨나가는 초대형 파울 홈런을 맞았다. 이후 이대호에게 단타를 내줬지만 사실상 홈런이나 마찬가지인 타구였다.
이 때문에 홍성흔 타석 때 고심을 하던 박종훈 감독은 주키치를 내리고 우완 영건 임찬규를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다행히 임찬규가 후속타자 홍성흔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기에 성공적인 작전이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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