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G 연속 무실점'한희, LG 마운드 '난세영웅'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8.14 07: 17

한희(22)가 위기에 빠진 LG 트윈스 마운드 난세의 영웅이 됐다.
한희는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4로 앞선 7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동안 1사사구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무엇보다 한희는 투구수 25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16개나 됐고, 직구 최고 구속이 146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다. 여기에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을 곁들였다. 특히 타자들 몸쪽 깊숙이 찌른 과감한 직구가 인상적이었다.

한희는 지난 10일 광주 KIA전에서도 선발 김광삼이 부진하자 2회에 구원 등판해 4⅔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2년 만에 승리를 거두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더불어 지난 7월 16일 사직 롯데전 이후 7경기에서 11⅓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한희의 호투 비결은 무엇일까. 한희는 "롯데전에서도 무조건 막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 속에는 3가지 비밀이 있다.
▲안정된 투구 밸런스
지난 2009년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한희는 182cm의 키에 86kg의 몸무게로 준수한 체격을 가지고 있다. 우완 정통파인 한희는 투구폼 역시 매우 간결해 안정된 밸런스를 자랑한다.
한희는 7월 21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개인 최고 구속인 147km를 뿌리는 등 최근 계속해서 직구 구속을 140km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밸런스가 좋지 않을 경우 구속도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제구 역시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바꿔 말하면 현재 한희는 상하체 밸런스가 좋은 상태다.
한희도 "난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가 아니다. 그러나 밸런스가 좋으면 구속도 빨라지고 공 끝의 움직임도 좋아지는 것 같다"면서 "최근에 투구 밸런스가 잘 잡힌 것이 도움이 된다"며 웃었다.
▲이대호를 잡아낸 과감한 몸쪽 승부
한희는 13일 롯데전에서 146km의 직구를 자신있게 뿌렸다. 특히 7회 2사 1루에서 '빅보이' 이대호와 맞대결은 이날 승부의 백미였다. 이대호는 이전 타석에서 좌측 펜스를 맞추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리는 등 타격감이 좋은 상태였다. 이 순간 한희는 결정구를 몸쪽 직구로 선택했다.
초구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빼앗으며 스트라이크를 잡은 한희는 2구째 곧바로 몸쪽에 직구를 던져 볼카운트 2-0을 만들었다. 이어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 유인구를 던진 한희는 4구째 곧바로 몸쪽에 직구를 던져 포수 파울 플라이를 잡아냈다.
8회 선두타자 홍성흔을 상대로도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몸쪽 직구를 던져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한 한희는 2사 후 조성환에게도 볼카운트 2-1에서 몸쪽 직구를 부려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를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모두 결정구가 몸쪽 직구였다.
한희 역시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이 가장 앞섰고, 최근에 제구가 잘 형성되면서 몸쪽 공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면서 "특별히 타자들의 이름을 생각하지 않고 몸쪽으로 공이 잘 들어가니까 결과도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
위에서 말한 투구 밸런스와 과감한 몸쪽 승부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사실 한희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박종훈 감독과 최계훈 투수 코치로부터 가장 기대를 받았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일본 교육리그에서 투구 내용 좋았기 때문이다. 한희 역시 "교육리그 때 공이 좋아서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 어깨통증을 호소하며 시즌 개막을 재활군에서 시작했다. 차분히 몸을 다시 만든 한희는 4월 8일 1군에 올라왔으나 얼마 안 있다 2군으로 다시 내려갔다. 이렇게 1군과 2군을 몇 차례 오간 한희는 최근 자신의 공에 자신감이 붙었기에 호투가 가능했다.
한희도 "일본에서 던졌던 그때 그 느낌이다. 현재 이 느낌을 어떻게 오랫동안 유지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면서 "팀이 4강 싸움을 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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