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 수비에 희비 갈린 LG-롯데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08.14 10: 48

[OSEN=고유라 인턴기자] 경기의 흐름을 결정하는 승부처.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중요한 순간 수비에 울고 웃었다.
LG와 롯데의 시즌 15차전이 열린 13일 잠실구장. 롯데는 2회와 3회 뽑아낸 3점으로 아슬아슬 1점차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이어 3회말 2점을 따라붙으며 추격의 채비를 갖추고 있던 LG의 4회말 공격이 시작됐다.
선두타자 이진영이 사도스키를 상대로 가볍게 툭 쳐낸 타구는 1루쪽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비에 젖은 그라운드 때문에 불규칙 바운드가 되면서 1루수 이대호의 글러브를 살짝 벗어나 우전안타가 됐다.

이어 조인성의 타구도 3루수 황재균의 예상과 달리 더 바운드되며 황재균의 팔에 맞고 튀었다. 유격수 문규현이 뛰어왔지만 결국 내야안타가 됐다. 후속타자 김태완의 번트는 투수 쪽으로 굴러갔으나 사도스키가 이를 잡아내지 못해 롯데는 결국 실책성 플레이로만 무사 만루를 허락했다.
그리고 서동욱이 개인 통산 1호 만루 홈런을 터뜨리면서 스코어는 순식간에 6-3으로 뒤집혔다. 그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LG엔 최고의, 롯데엔 예상하지 못한 최악의 경우였다. 비록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집중력 있는 수비가 아쉬울 수밖에 없는 롯데였다.
반면 LG는 이날 별다른 실책 없이 안정된 수비를 펼쳤다. 오히려 LG는 호수비로 결정적인 위기를 막았다. 롯데가 한 점 추가해 6-4로 쫓기던 6회초 임찬규가 2사 뒤 갑자기 흔들리면서 볼넷 두 개로 2사 1,2루 재역전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는 이날 3타수 2안타를 기록한 전준우가 들어섰다.
임찬규는 전준우에게도 파울 뒤 볼만 세 개를 던졌다. 자칫 만루 위기가 닥칠 수 있는 상황. 이때 교체포수 김태군이 세 번째 볼을 받아 갑자기 1루로 던졌고 조금 멀찍이 베이스에서 떨어져 있던 1루주자 문규현은 순식간에 견제사됐다. 김태군의 민첩한 수비로 역전 찬스를 놓친 롯데는 6회 이후 별다른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경기는 6-4 LG의 승으로 끝났다. 5위 LG는 이날 승리로 4위 롯데를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이날은 역전 상황에서 역전에 성공했느냐도 경기 결과를 갈랐지만, 그 상황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 또한 중요한 장면이었다. 치열한 4위 싸움 속에서 LG는 호수비로 분위기를 가져왔고, 롯데는 허무하게 한 경기를 잃는 결과를 낳았다. 깨끗한 안타가 아닌 수비 미스로 잃은 경기는 다음 경기 컨디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롯데에 아쉬운 플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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