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무슨 38살도 아니잖아요".
두산 '간판타자' 김현수(23)는 요즘 왼쪽 발등이 좋지 않다. 지난 10일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난 뒤 왼쪽 발등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대타로 경기에 출장한 김현수는 이튿날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언제 아팠던 선수였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멀쩡한 모습으로 뛰고 있다. 지난 13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김현수는 타고난 탄탄한 몸을 자랑한다. 지난 4년간 결장한 경기가 3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2008~2009년에는 126경기-133경기 모두 출장했고 2010년에도 단 1경기만 빠졌다. 올해도 지난 4월5일 목동 넥센전, 6월1일 문학 SK전에서 각각 왼쪽 대퇴부 타박상과 등근육통으로 결장했지만, 바로 다음 경기부터 선발 라인업에 원대 복귀할 정도로 빠른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그런 김현수에 대해 김광수 감독대행은 "선수로서 경기에 나가야 한다는 의무와 사명감이 강한 선수"라고 말한다.

김현수는 남다른 체력에 대해 "특별한 비결은 없다. 따로 보양식을 먹는 것도 없다. 보양식을 먹어보고 좋으면 계속 사먹게 되니까 차라라 안 먹는 것이 낫다"며 웃은 뒤 "평소 사우나를 좋아한다. 경기 후에도 사우나를 자주 찾는다. 원정가면 늦게까지 하는 곳이 없어 아쉽다. 그러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라도 꼭 사우나를 찾는다"고 밝혔다. 평소 땀을 빼는 사우나를 통해 스트레스를 푼다는 김현수는 "야구에 스트레스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스트레스 받는다고 야구가 잘 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의 또 다른 비결은 잠이다. 아침에 일어나 사우나를 갈 정도로 일찍 잠자리에 든다. 그는 "새벽 1시쯤에 잠든다. 누우면 3초 안으로 잠드는 스타일이다. 옆에서 아무리 시끄럽더라도 한 번 잠들면 그만이다. 노래방에서도 잠을 잘 잔다"고 웃어보였다. 대다수 야구선수들은 저녁형 인간이다. 평일 오후 6시30분 경기를 시작하고, 경기가 늦게 끝나면 새벽 시간이 훌쩍 지난다. 하지만 김현수는 새벽 이슬을 맞지 않고 잠자리에 든다. 남다른 강철 체력에는 이처럼 자야할 때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체력을 보충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김현수는 긍정의 힘을 믿고 있다. 그는 "지금 상태가 썩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부상은 어느 선수든 다 안고 가는 것이다. 나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누구든 참고 뛰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내가 무슨 38살도 아니고 젊음의 힘으로 그냥 하는 것"이라고 껄껄 웃었다. 그의 투혼 속에 6위 두산도 4강 진출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4위 롯데와는 5.5경기차. 김현수는 "아직 가능성이 남아있다. 모든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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