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홈런' 한화 김회성, "자신감이 생겼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14 10: 49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지난 13일 대전구장. 두산의 승리가 기울어진 9회말 투아웃. 9번 타순에서 한화 내야수 김회성(26)이 등장했다. 두산 좌완 사이드암 김창훈과 승부를 벌인 김회성은 볼카운트 2-2에서 들어온 6구째 135km 바깥쪽 높은 직구를 끌어당겼다. 타구는 빠르게 좌측 담장을 날아가 넘어갔다. 비거리 115m 솔로 홈런.
하지만 스코어는 8-3에서 8-4로 두산의 승리는 변함없었고, 김회성도 승부가 기운 만큼 담담하게 베이스를 돌았다. 하지만 김회성 개인적으로는 참 의미있는 한 방이었다. 데뷔 첫 홈런이기 때문이었다. 프로 데뷔 후 53경기-82타석 만에 맛본 짜릿한 손맛. 지난 2009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거포 유망주의 대포가 3년 만에 터졌다. 김회성 스스로도 데뷔 첫 홈런에 대해 "너무 늦은 감이 있다"고 인정했다.

세광고-경성대를 졸업한 김회성은 지난 2009년 1차 지명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190cm, 92kg이라는 좋은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한화의 미래 핫코너를 책임질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데뷔 첫 해였던 2009년 20경기에서 28타수 4안타 타율 1할4푼3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에도 11경기에서 17타수 무안타. 올 시즌에는 어깨 부상으로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겨울 그는 찬바람을 맞아가며 재활속도를 높였다. 잔류군을 지휘한 정영기 2군 감독은 "재활을 열심히 했다. 파워가 있고 성실함을 갖췄기 때문에 언젠가 한화 타선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군에서도 김회성은 타율 3할1푼1리 4홈런 22타점으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5월말에는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러나 좀처럼 타석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고, 지난달 29일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하지만 한대화 감독은 김회성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지난 10일 대구 삼성전부터 다시 1군으로 김회성을 불러올렸다. 한 감독은 직접 김회성에게 1대1로 지도했다. 샌드백을 치며 볼을 때리는 순간 힘을 모으는 훈련을 반복했다. 지난 13일 대전 두산전에 앞서서도 마찬가지. 김회성은 한 감독이 지켜보는 옆에서 샌드백 타격훈련만 한 시간 소화했다. 다른 훈련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한 감독에게 집중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이날 한 방 쳤다.
김회성은 "며칠간 감독님께서 손목을 쓰는 요령과 하체이동에 대해 많이 강조하셨다. 타이밍에 맞게 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 도움이 됐다"며 "첫 홈런으로 기분이 좋다. 자신감이 더 생긴 것 같다"고 자신했다. 한대화 감독은 김회성에 대해 "몸이 딱딱하고 부드럽지 못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파워를 갖춘 선수이기 때문에 앞으로 출장기회가 많아지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회성이 한화 리빌딩의 또 다른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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