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선수들 성장세에 고민 많은 야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14 09: 42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아".
한화 한대화 감독은 요즘 머리가 많이 아프다. 7위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당장의 팀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내후년 팀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젊은 선수들이 커야하는데 좀처럼 확 튀어오르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투수 쪽에서는 어느 정도 희망들을 발견했지만, 야수 쪽에서는 눈에 띄는 선수들이 부족하다. 답답한 마음에 한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을 따로 개인지도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한 감독의 가장 큰 미래 고민은 신경현과 강동우의 뒤를 이어줄 포수와 1번타자 감이다. 포수 고민은 해결되지 않은 난제다. 한 감독은 "나성용을 밀어주고 싶어도 어깨가 너무 좋지 않다. 어깨만 좋으면 계속 출장시킬텐데…"라며 고민을 드러낸 뒤 "박노민은 어깨가 참 좋은데 몸이 딱딱해서 그런지 블로킹이 느리고 수비가 불안하다. 타격도 힘은 좋은데 제대로 맞히지를 못한다"고 답답해 했다.

한 감독의 시선은 전현태에게로 향했다. 팀 내 최고의 준족을 자랑하는 전현태는 스피드만 놓고 보면 단연 1번타자 감이다. 그러나 공수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경기 전 전현태의 프리배팅을 지켜보는 한 감독은 "연습 때는 저렇게 잘 치는데 경기에만 들어가면 영 맞히지 못하고 헛스윙만 한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만큼 전현태에게 거는 기대가 컸기 때문에 실망감도 크다.
한 감독은 전현태의 스피드에 대해 "도루할 때 스타트 순간 탁 치고 나가는 것이 기가 막힌다. 스피드는 진짜 좋다. 그런데 야구를 못하니 대구세계육상대회라도 나가야 하나"며 답답해 했다. 이어 전현태를 불러 "아무 걱정이 없고 고민도 없어 보인다"고 한마디했다. 전현태가 "야구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라고 대답하자 한 감독은 "고민만 많으면 뭐하나"라고 쏘아붙였다. 전현태는 "고민을 풀려고 노력합니다"라고 말했지만 한 감독의 표정은 마뜩찮았다.
한 감독은 "젊은 선수들은 뭔가 계기가 필요하다. 트레이드된 선수가 잘하는 것도 다른 것 없다. 결국 마음가짐의 변화다. '되겠지, 되겠지'라는 마음가짐으로는 될 것도 안 된다. 자기 것을 만들기 위해 반복 훈련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성격도 바꿀 수 있으면 바꿔야 한다. 나도 원래는 내성적이었는데 해태로 트레이드된 후 성격이 변했다. 대학감독을 한 뒤에도 성격이 달라졌다"며 선수들의 달라진 마음가짐을 바랐다.
그나마 한 감독의 마음을 풀어준 선수가 하나 있었다. 이틀간 샌드백 치는 훈련을 집중지도한 3년차 내야수 김회성이 지난 13일 대전 두산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리며 기대에 보답한 것이다. 과연 언제쯤 한화의 젊은 선수들이 답답한 한 감독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을까. 리빌딩하고 있는 한화에게 있어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