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아들 녀석 야구만 시켰지. 야구공은 한 번도 안 잡아 봤는데 말야".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5, 오릭스)의 아버지 이춘광 씨는 14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KIA-삼성전 시구를 앞두고 미소를 지었다.
이 씨는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봐.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면 되는 것"이라며 "집에서 몇 번 던지고 왔는데 잘 안 되더라"고 껄껄 웃었다. 시구에 나선 이씨는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이 씨는 시구를 마친 뒤 아들과 한솥밥을 먹었던 '안방마님' 진갑용과 포옹하기도 했다.

이승엽은 이날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경기에서 2-2 팽팽한 연장 10회 2사 1루에서 세이부 투수 마키다 가즈히사의 128km짜리 몸쪽 낮은 직구를 그대로 끌어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끝내기 투런 아치를 쏘아 올렸다. 지난달 9일 세이부와의 원정 경기 이후 36일 만에 터진 대포였다.
"시구하기 전에 집에서 전화왔는데 홈런쳤다는 소식을 들었어. 기분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 아들의 홈런 소식 덕분일까. 이 씨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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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구,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