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축구를 완성한 14위의 반격이 시작됐다.
시즌 초반 혹독한 시기를 보낸 성남 일화가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의 위용을 되찾아 가고 있다.
성남은 지난 14일 탄천종합운동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1라운드 울산 현대와 경기서 전성찬과 에벨톤, 에벨찡요의 골에 힘입어 3-2로 승리헀다.

성남은 올 시즌 K리그서 처음으로 2연승을 올렸다. 부산 아이파크와 FA컵 8강전을 포함하면 3연승이다.
하지만 아직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묘연하다. 5승 7무 9패로 승점 22점을 기록 중인 성남과 6위 수원 삼성(승점 32점)과 승점 10점이 차이 난다. 지난 시즌 6강 플레이 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은 승점 48점이었다. 9경기를 남긴 성남으로서는 분명 험난한 도전이다.
하지만 성남은 올 시즌 신태용 감독이 추구하고 있는 공격 축구가 완성 단계에 접어듬에 따라 후반기 대반격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성남 축구가 강해진 데는 두가지 요인이 있다.
▲ 1~2년 차 어린 선수들의 성장
2010 ACL 우승 트로피의 눈부신 빛 만큼 그림자도 짙었다. 주축 선수인 정성룡, 몰리나, 정병국, 전광진, 최성국 등이 팀을 떠났다. 이들의 빈 자리를 1~2년 차인 전성찬, 박진포, 심재명, 조재철, 용현진, 윤영선, 장석원 등이 채웠다.
결과는 참담했다. K리그 11라운드까지 1승 5무 5패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경기를 치르면 차츰차츰 성장했다.
신태용 감독이 올 시즌 공격 축구를 선택한 이유는 수비적인 축구를 해서는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성남의 어린 선수들은 그라운드서 사력을 다하는 플레이를 펼치며 최선을 다했다.
측면 수비수들은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하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경기를 잘풀어가다 중간에 패스가 끊겨 상대의 역습에 허망하게 골을 내주며 땅을 치기도 했다. 어린 선수들은 실수를 밑거름으로 성장했다.
특히 신인인 중앙 미드필더 전성찬(24)의 성장이 눈에 띈다. 신태용 감독은 시즌 전 전성찬을 조커로 활용할 생각을 했지만 마지막 일본 전지훈련서 다치는 바람에 4월 30일 경남 FC와의 경기에 처음으로 출전 시킬 수 있었다.
중앙에서 컨트롤하는 능력과 패싱 능력이 뛰어난 전성찬은 올 시즌 16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신태용 감독은 울산과의 경기 후 "성남의 미드필드에서 핵심적인 선수다. 1년 차지만 상당히 좋은 선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라돈치치-에벨톤-에벨찡요 콤비, 골 결정력 부재 해결
성남의 올 시즌 가장 큰 고민은 골 결정력 부족이었다.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까지는 성공적으로 진입했지만 항상 문전 앞에서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경기 내용에서 이기고도 지거나 비기는 경기가 많았다.
라돈치치, 에벨톤, 에벨찡요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가 완성되면서 성남의 고민이 해결됐다.
지난 7월 16일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서 K리그 데뷔전을 가진 에벨찡요는 득점을 올리며 연착륙했다. 현재까지 리그 4경기에 출전해 2골을 기록 중이다.
자신과 브라질서 함께 뛴 적이 있는 에벨찡요가 오자 시즌 초반 부진했던 에벨톤도 덩달아 살아났다. 지난 4월 3일 리그 데뷔전을 치른 에벨톤은 14경기동안 골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에벨톤은 에벨찡요가 첫 선을 보인 제주전서 골을 넣으며 최근 4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 완전히 부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벨톤은 울산과 경기서 1골 1도움을 올린 후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서 무릎 부상을 당해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었다. 현재 무릎이 좋아져 뛰는 데 큰 지장이 없다. K리그에 적응 마쳤다. 이제부터 시작이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발빠른 두 윙어를 보유한 성남의 공격은 192cm의 타겟형 공격수 라돈치치가 복귀하며 완성됐다. 지난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인터나시오날(브라질)과의 3-4위전에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친 라돈치치는 7개월 만에 컴백했다.
지난 7월 27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FA컵 8강전에 나선 라돈치치는 극적인 결승골을 넣으며 화려한 복귀신고를 마쳤다. 라돈치치는 이어 열린 상주와의 K리그 경기서 골을 넣으며 두 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아직 체력이 부족해 후반전 밖에 뛸 수 없지만 라돈치치는 에벨톤, 에벨찡요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에벨톤은 울산전 후 "라돈치치와 연습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라돈치치 같이 키가 크고 힘이 있는 선수가 빠른 스피드를 가진 나와 궁합이 잘 맞는다"며 신뢰를 보냈다. 성남의 공격은 스피드와 높이의 조화로 다양성을 갖게 됐다.
울산전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힌 신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에 대해 "1승을 추가하면서 10%에서 20%로 올랐다고 생각한다. 6연승을 한다면 50%로 올라가겠지만 사실 희박하다. 하지만 1%의 가능성이 남았더라도 포기하지 않겠다. 선수들에게 프로의 정신을 강조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FA컵 우승과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는 성남은 리그 막판 가장 뜨거운 팀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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