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예슬과 드라마 '스파이명월'이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만들어낼 작정인 듯하다. 주연 배우의 촬영 거부로 드라마가 결방 되는 전무후무한 상황이 벌어질 위기다.
KBS 2TV 월화드라마 '스파이명월'이 15일 오전 현재 촬영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주연 배우 한예슬의 촬영 거부 때문이다. 한예슬은 지난 14일부터 촬영장에 나타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나머지 출연진과 전 스태프의 기약 없는 기다림이 계속되고 있다. 급기야 제작사 이김 프로덕션과 KBS, 한예슬 측이 14일 밤 심야 회동까지 가졌지만 의견 조율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예슬이 촬영 거부에 돌입한 배경에는 촬영 스케줄 조율에 대한 불만, 그리고 제작진과의 마찰 등이 있다.
15일 오전 '스파이명월' 측 한 관계자는 "당초 스케줄대로라면 오늘 오전부터 촬영이 진행돼야 하는데, 전면 취소된 상태다. 다들 그저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스파이명월' 출연진 측 한 관계자 역시 "우리조차 스태프와 연락이 닿질 않는다. 촬영에 나오라는 연락도 없을 뿐더러 우리 쪽 전화도 받지 않아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스파이명월' 담당 CP는 물론 한예슬 측 모두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

한 관계자는 "당장 오늘 본방송부터 문제다. 짜깁기 형태로 내보낼 예정이란 말은 들었지만 과연 얼마나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다"며 "오늘은 어떤 식으로든 버텨낸다해도 내일은 절대 방송이 불가할 것으로 본다"며 정상적인 방송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한예슬과 제작진 간의 얼마나 깊은 골이 패였는지 외부에서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조속히 해결나지 않을 경우, '스파이명월'은 주연 배우의 촬영 거부 때문에 결방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을지 모른다. 일각에서는 조기종영설까지 거론될 정도다.
한 드라마국 관계자는 "작업을 하다보면 배우와 스태프. 혹은 배우들 사이 마찰과 갈등은 비일비재한 일이다. 한예슬과 제작진 간 갈등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몰라도 이로 인해 드라마 제작 전체에 차질이 생기고 나머지 출연진과 스태프가 모두 휘둘리는 현 상황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질 않는다"며 "어쩌다 저런 지경까지 전개된 건지 한예슬이나 제작진, 양측에 모두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무엇보다 '스파이명월'을 시청하던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태도가 아니냐"고 일침을 놓았다.
한편 '스파이명월'은 한예슬 에릭 등 톱스타를 출연시키고 북한 간첩과 한류 스타의 로맨스라는 독특한 내용을 그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한 자릿 수 시청률에 머물며 흥행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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