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1위를 질주 중인 삼성 라이온즈가 18년 만에 정규시즌 최우수 선수(MVP) 및 신인왕 동시 배출에 도전한다.
12일 대구 KIA전서 최연소 및 최소경기 개인 통산 200세이브를 달성한 '끝판대장' 오승환(29, 투수)이 데뷔 첫 MVP 등극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젊은 사자' 배영섭(25, 외야수)이 신인왕을 겨냥하고 있다. 개인 성적과 팀내 비중 모두 8개 구단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 2년간 부상 속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던 오승환은 선두를 질주 중인 삼성의 기둥이나 다름없다. 그는 15일까지 42차례 마운드에 올라 35세이브를 거뒀다. 블론 세이브는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0.6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오승환은 두산전 평균자책점 3.52를 제외하면 나머지 6개 구단을 상대로는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류중일 감독은 "오승환이 있으니까 8회까지만 야구하면 된다"고 극찬한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2006년 47세이브)를 경신한다면 생애 첫 MVP 등극은 유력할 전망이다. 오승환이 정규시즌 최고의 선수로 등극한다면 신인왕, 한국시리즈 MVP, 정규시즌 MVP까지 모두 품에 안은 첫 주인공이 된다.

배영섭은 지난달 21일 대구 SK전서 왼손 새끼 손가락 부상을 입은 뒤 전력에서 이탈했으나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는 올 시즌 삼성의 1번 타자로 활약하며 15일 현재 타율 3할(263타수 79안타) 2홈런 21타점 42득점 29도루를 거뒀다.
지난 12일부터 2군 경기에 출장 중인 배영섭은 이르면 다음주께 1군 무대에 복귀해 신인왕 등극을 향해 무한 질주할 기세. 도루 1위(32개)를 질주 중인 오재원(두산 내야수)과의 격차가 3개에 불과해 막판 뒤집기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한편 역대 프로야구에서 한 구단이 MVP 및 신인왕을 동시석권한 사례는 3차례가 있었다. 1985년에는 해태가 김성한(MVP)-이순철(신인왕), 1993년에는 삼성이 김성래(MVP)-양준혁(신인왕)을 동시 배출했다. 그리고 2006년 한화 류현진이 사상 첫 MVP와 신인왕을 동시 석권했다.
통상적으로 한 팀에서 MVP와 신인왕을 동시 배출하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굳이 한 팀에 몰아줄 필요가 없다는게 중론이다. 그러나 이들은 소속 구단의 선두 질주에 이바지하고 경쟁 후보보다 월등히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만큼 삼성이 18년만에 MVP-신인왕을 동시 석권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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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승환-배영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