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누구를 빼야 하지?"
페넌트레이스 선두를 이끌고 있는 류중일(48) 삼성 감독이 풍족한 선발진 때문에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16일 SK와의 홈경기에 앞서 문학구장 원정 감독실에서 취재진과 만난 류 감독은 "차우찬이 오늘 캐치볼을 시작했는데 상태가 괜찮다고 한다"면서 "이르면 이번 주말(LG전), 늦어도 다음 주초(한화전)에 합류할 것 같다"고 밝혔다. 차우찬은 지난 6일 왼 팔꿈치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어 "누구도 2군으로 내려가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웃어 보인 류 감독은 "임현준과 이우선을 내릴 수도 있다"면서도 "기존 5명의 선발진에 차우찬과 외국인 투수 저스틴 저마노까지 가세하면 6+1으로 선발진을 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마노는 당초 SK와의 주중 3연전 마지날인 18일에 맞춰 등판시킬 예정이었다.
결국 삼성 선발진은 장원삼을 비롯해 윤성환, 배영수, 매티스, 저마스, 정인욱, 차우찬 7명으로 후반기 남은 일정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달 26일 광주 KIA전부터 시작해 15일 현재 후반기에만 16경기를 치렀다. 성적은 12승 4패. 덕분에 2위 KIA와 3경기, 3위 SK와 4.5경기차로 벌리며 여유있게 1위를 달리는 중이다.
무엇보다 오승환이 버티는 든든한 불펜진이 강점인 삼성. 하지만 후반기에는 선발진의 활약이 두드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난 6월 23일 대구 한화전에서 장원삼이 승리투수가 된 후 전반기 마지막까지 14경기 동안 선발승을 거두지 못했던 삼성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이었던 7월 26일 광주 KIA전에서 장원삼이 7이닝 2실점하면서 승리투수가 된 후 선발진의 호투가 이어지고 있다. 후반기 거둔 12승(4패) 중 14일 대구 KIA전을 제외한 11승 모두 선발진이 기록한 것이다.
류 감독은 선발들의 활약에 대해 "따로 이야기 한 적은 없다"면서도 "언론을 통해 선발진의 분발을 촉구한 것을 보고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기특하면서도 흐뭇해 했다.
"5회를 넘으면 던질 애들이 많다"는 류 감독은 "외국인 투수 2명이 가세하면서 내부 경쟁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선발진의 호투 이유를 풀이했다.
한편 류 감독은 타선에 대해서도 "최근 방망이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고 있는데 비가 와서 걱정"이라면서 "배영섭이 돌아온다고 하는데 넣을 자리가 없다. 큰일났다"고 함박 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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