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목동, 고유라 인턴기자] "좀 있으면 벌건 구름이 온다니까".
김시진(53)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16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4시쯤 연신 스마트폰과 어두운 하늘을 바라봤다.
김시진 감독이 보고 있던 것은 비구름의 상황을 보여주는 레이더 영상. 김 감독은 취재진에게 휴대폰을 직접 보여주며 "여기 서해에 있는 붉은 색이 큰 비 구름이다. 이게 곧 2시간 뒤에는 여기 올 것"이라고 말했다. 거의 기상 예보 전문가 같은 모습의 김 감독이었다. 실제로 목동구장에는 5시 45분부터 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결국 6시 10분 경기가 우천 연기됐다.

김 감독은 "우천 연기는 많아도 적어도 답이 없다"며 "많으면 많은 대로 나중에 경기를 몰아 치러야 하고, 적으면 적은 대로 선수들 컨디션 관리가 어렵다"고 감독으로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 시즌 넥센은 14일까지 91경기를 치르고 23경기가 우천 연기되면서, 8개 팀 중 두산 베어스과 함께 가장 많은 우천 연기를 겪었다. 가장 경기를 많이 치른 KIA 타이거즈보다 무려 14경기나 덜 치렀다.
김 감독은 "9월에 엔트리를 늘린다고 하지만 사실 경기는 주전 아홉 명의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며 "백업 선수들의 실력이 주전과 비슷한 팀이 막판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선수층이 얇은 넥센 사정상 막판 몰린 경기가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어 김 감독은 "오늘 서울권에 비가 오면 3경기(문학, 잠실, 목동)가 모두 취소될 것"이라면서 "이럴 때 돔구장 2개만 있으면 전체 팀 중 절반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냐"는 말로 돔구장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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