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웃었고, 삼성화재는 찡그렸으며, LIG손보는 울었다.
대한항공이 16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 수원·IBK 기업은행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최종전에서 삼성화재를 3-0으로 물리쳤다.
지난 14일 LIG손보에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며 준결 리그 탈락이 유력했던 대한항공이 기적을 일으킨 것. 대한항공은 삼성화재, LIG손보와 1승 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차(삼성화재 1.081, 대한항공 1.032, LIG손보 0.911)에서 B조 2위를 차지하며 준결행 마지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삼성화재도 득실에서 앞서 조 선두를 지켰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신치용 감독은 "조별리그 1위는 의미가 없다. 준결 리그에 패배를 안고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내비쳤다.
그러나 삼성화재의 실망은 LIG손보에 비할 수 없었다. LIG손보는 이날 경기에서 삼성화재의 승리를 점치며, 준결 리그 진출을 자신하던 터였다.
LIG손보의 예상은 경기 초반만 해도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듯 했다. 삼성화재가 박철우를 앞세워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기 때문.
그러나 대한항공의 저력을 놀라웠다. 1세트 막판 김학민의 맹공으로 승부를 뒤집더니 2세트에서도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27-25으로 승리한 것. 기세가 오른 대한항공은 마지막 3세트에서도 삼성화재의 추격을 뿌리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LIG손보가 고개를 떨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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