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송승준, 잘 던지고 잘 받기까지 하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8.17 07: 00

[OSEN=이대호 인턴기자] 16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는 원정팀 롯데의 7-2 승리로 돌아갔다. 이날 경기의 승부는 KIA 선발 박경태가 조기에 무너진 것이 가장 결정적이었지만 7회 KIA 세 번째 투수 유동훈의 수비 두 개가 아쉬웠다.
0-4로 뒤진 7회 마운드에 오른 유동훈은 선두타자 김주찬에게 기습번트를 허용했다. 3루수 홍재호가 공으로 쇄도했지만 유동훈이 먼저 나서 처리를 시도했고, 결국 유동훈이 공을 잡았다 놓치며 1루로 보내줬다.
이어 손아섭의 타구는 내야 그라운드에 강하게 맞고 유동훈의 오른쪽으로 향했고 이 공을 유동훈이 잡으려다 또 글러브에 맞으며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뒤이어 더블스틸과 홍성흔의 2타점 2루타, 박종윤의 적시타가 연달아 나오며 순식간에 점수는 0-7로 벌어져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두 타구 모두 내야안타로 기록됐지만 분명 아쉬움이 남는 수비다. 김주찬의 기습번트는 분명 3루수에게 맡겨 두는게 좋았고 손아섭의 타구도 쉽지 않은 타구였기에 차라리 등 뒤의 김선빈에게 맡겨 두는 편이 나았을 뻔했다.
흔히들 투수를 두고 '제 9의 수비수'라고 표현한다. 투수가 공을 던진 순간 야수 가운데 한 명으로 간주되고, 그렇기에 투수의 실책에서 비롯된 실점은 투수의 자책점에 포함되지 않는다. 물론 투수에게 있어서 최고의 덕목은 훌륭한 투구지만 투구 전의 퀵모션이나 주자 견제, 투구 후의 수비 능력도 투수를 평가하는 중요한 항목 가운데 하나다.
올 시즌 가장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투수는 이날 롯데의 선발 투수였던 송승준이다. 송승준은 16일 현재 131⅓이닝동안 수비를 하는 동안 자살(아웃카운트를 잡아낸 회수) 18개, 보살(아웃카운트를 잡는 과정에서 송구 등으로 도운 회수) 17개로 35개의 아웃카운트에 관여해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그 뒤를 KIA 아퀼리노 로페즈(자살 8, 보살 26)와 넥센 히어로즈 브랜든 나이트(자살 8, 보살 26), 두산 베어스 김선우(자살 11, 보살 23)가 34개씩으로 뒤를 잇고 있다. 
보통 투수의 자살은 타자의 직선타를 바로 잡아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1-2루간 땅볼이 나왔을 때 부지런히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 1루수가 토스해 준 공을 잡아 타자 주자를 잡는 경우가 더 많다. 투구 후 동작이 무너지지 않고 재빠르게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야 안정적으로 타자 주자를 아웃시킬 수 있다. 보살 역시 투수 앞 땅볼이나 번트 타구를 처리해야 하는 만큼 공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어야 좋은 기록이 가능하다.
여기에 송승준은 견제사 3개를 기록하며 LG 트윈스 레다메스 리즈(5개)에 이어 리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한 송승준은 가장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동안 단 하나의 실책도 허용하지 않으며 명실상부한 가장 부지런하고 완벽한 '제 9의 수비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4위 싸움의 분수령인 이날 경기에서 송승준은 선발로 나서 7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9승(8패)째를 따내며 5위 LG와의 게임차를 3경기로 벌리는데 성공했다. 4년 연속 두 자리수 승리를 눈앞에 둔 송승준이 여전히 위력적인 공과 뛰어난 수비실력을 바탕으로 롯데의 4년 연속 4강 진입 선봉에 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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