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외면한 KIA, 손해가 너무 크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1.08.17 07: 02

"도대체 KIA의 독박 경기는 몇경기입니까?".
KIA는 지난 16일 롯데와 나홀로 광주경기를 했다. 지난 6월29일 사직 롯데전 이후 벌써 7번째다. 다른 3곳은 모두 우천으로 연기된 반면 KIA만 유독 경기를 벌이는 이른바 '독박경기'가 이어졌다.  올들어 유난히 비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KIA는 무려 106경기를 소화했다. 가장 적은 두산과 넥센은 91경기에 불과하다. KIA 관계자는 "유난히 독박경기가 너무 많다"면서 한숨을 내쉴 정도이다. 비가 피해가는 KIA가 심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는 아쉬움 섞인 한숨이었다.
▲2009년 역전우승의 이유

 
6~7월 장마철 비의 혜택은 무시하기 힘들다. 장마철은 무더위와 겹치고 인조잔디 경기가 많기 때문에 선수들이 지칠 시점이 된다. KIA가 지난 2009년 역전 우승을 차지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6월중 팀이 슬럼프에 빠졌을때 우천덕택에 적절히 휴식을 취하면서 재충전했고 이후에 상승세를 탔다. 우천 취소는 슬럼프를 피하며 재충전을 통해 커다란 활력소가 된다. 뿐만 아니라 선두권에 오른 팀들은 경기가 뒤로 밀릴 수록 좋다. 순위경쟁이 필요없는 하위권 팀들은 내년을 생각하고 대비하기 때문에 신진선수들을 많이 기용한다. 이런 팀들 상대하는 상위팀들은 승수쌓기가 수월하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혜택은 다른 팀들의 몫이 됐다.
▲선발야구도 흔들흔들
 
KIA 마운드는 우천 혜택을 받지 못한 후유증을 고스란히 겪고 있다. 선발투수진이 흔들리고 있다. 에이스 윤석민은 7월 5경기에서 3경기나 완봉승을 따내면서 많은 힘을 쏟았다. 8월들어 승수사냥이 더딘다. 자꾸 예정된 등판일보다 늦게 등판한다. 피로가 쌓였기 때문이다. 아예 로페즈는 옆구리 통증을 겪고 20일 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트레비스는 왼팔에 무리가 온 듯 스피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선발투수 가운데  1~3번이 문제를 일으키면서 흔들리고 있다. 로페즈가 돌아오지만 강력하고 압도적인 선발진은 아닌다. 위력적인 선발야구가 살아나지 않으면 역전이 어렵다.
▲용규놀이 어렵다?
커트 신공을 자랑하던 톱타자 이용규도 타격감이 떨어졌다. 한때 4할대를 노릴 정도로 매위를 떨쳤지만 8월들어 부쩍 기세가 꺾였다. 타율도 3할5푼3리로 떨어져 타격왕 수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 좋던 선구안이나 스윙이 달라지고 있다. 그 역시 지쳤기 때문이다. 집요한 커트 신공도 내공이 약해지고 있다. 안치홍 이현곤 김원섭도 피곤하긴 마찬가지이다. 주전으로 나서느라 이들의 휴식과 재충전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조범현 감독은 "주력타자들의 부상도 많지만 타자들이 워낙 지쳐있어 방망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범호 첫 100타점 물거품?  
선수들의 개인기록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얼굴 부상 후 41일 만에 돌아온 김선빈은 규정타석을 채울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413타석을 넘기 위해서는 남은 27경기에서 112타석을 소화해야 한다.  타점 1위를 달렸던 이범호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이미 타점왕은 물건너갔다. 올해는 20홈런 이상과 생애 첫 100타점 기회가 주어졌지만 부상이탈로 아쉬움을 곱씹게 됐다. 그는 동료들의 줄부상 때문에 쉬지도 못한채 출전한게 부상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반격의 기회도 없다?
잔여경기 일정도 마찬가지이다. KIA는 8월3 1일까지 경기를 소화하면 14경기 밖에 남지 않는다. 김상현 최희섭 이범호가 돌아오더라도 치를 경기가 적어진다. 반격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전 1위는 물론 2위 수성도 쉽지 않다.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을 위해서는 적어도 2위를 해야 된다. 목표도 거기에 맞춰있다. 그러나 순위경쟁에서 잔여경기수가 부족해 불리하다.  아울러 잔여경기가 적어 9월1일 5명의 엔트리가 늘어나는 효과도 적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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