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싱가포르 증시를 통해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17일(이하 한국시간)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의 발언을 인용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이 싱가포르 증시에 10억 달러(약 1조 72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상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005년 14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를 들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인수한 뒤 상장 폐지하며 개인법인으로 바꿨던 글레이저 가문이 기업 공개를 선택한 까닭은 심각한 자금난이 원인.

글레이저 가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끌어썼던 대출금에 발목이 잡혔다. 글레이저 가문은 현재 8억 1700만 달러(약 8758억 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
그러나 글레이저 가문은 이번 기업 공개를 통해 부채를 말끔히 씻어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글레이저 가문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분 25~30%만 공개해도 10억 달러의 자금을 모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해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 주식 공개로 글레이저 가문은 부채를 탕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자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전세계에 퍼진 3억 3300만 명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기꺼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소유하는데 지갑을 열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홍콩 증시에 기업 공개를 검토했지만, 홍콩 증시가 수익이 저조한 기업의 상장을 제한하고 있어 싱가포르 증시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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