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쑤시는 걸 제외하면 상태는 아주 좋다".
삼성 라이온즈 좌완 기대주 백정현(24)이 순로조운 재활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백정현은 지난해 43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2패 3홀드(평균자책점 4.58)를 거두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일본 오키나와 전훈 캠프에서 한층 나아진 모습을 선보이며 '오키나와 에이스'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올 시즌 권혁(28)과 함께 좌완 계투 요원으로 맹활약을 기대했으나 뜻하지 않은 부상 탓에 아쉬움을 곱씹었다. 4월 19일 김진섭 정형외과에서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재활 훈련에 몰두 중이다.
16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백정현은 "2주 전부터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에 돌입했다. 현재 10m 거리의 공을 던지고 있으며 다음주부터 15m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쁜 남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수술 전에는 이왕 이렇게 됐으니 마음이 편했다. 그러나 수술을 받은 뒤 재활 훈련을 소화하며 성격이 예민해지고 뭔가 다운되는 느낌이 든다. 스스로 해야 한다는 생각 속에 더 독해진다. 안 하면 안 된다는 것도 일종의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흔히 좋은게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다르다. 백정현은 "솔직히 좋은 상황이 아니니까 현재 상황을 좋아할 수 없다. 두 번 다시 겪지 않기 위해 노력할 뿐"이라며 "수술 전보다 구속도 빨라져야 하고 재활 훈련을 위해 1년을 소비하는 만큼 수술 전보다 무조건 잘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정현욱을 비롯해 윤성환, 배영수 등 1군에서 활약 중인 선배 투수들과 자주 통화하며 큰 힘을 얻고 있는 백정현은 "오치아이 코치님께서도 트위터 또는 (차)우찬이를 통해 안부를 물어 보신다. 항상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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