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환-최재훈-허경민, '군 위탁 화수분' 성장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8.18 10: 30

예년에 비해 저조한 성적으로 울부짖는 두산 베어스. 그러나 내년 본격적으로 전력에 가세할 이들을 생각하면 옅은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연말 제대할 예정인 내야수 최주환(23. 상무)과 포수 최재훈(22), 유격수 허경민(21. 이상 경찰청) 3인방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다음을 기약하며 지난 2009년 말 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현재 그들은 각자 현재 소속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활약하며 말년 병장이 된 현재 제대 날짜만을 기다리고 있다. 두산 2군 관계자는 시즌 전 "이들이 제대하기 전에 현재 2군에 있는 선수들이 빨리 팀 내 비중을 넓혀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김경문 전 감독과 김광수 감독대행 또한 "이들이 제대해 두산에 복귀하면 분명 1군 전력에 큰 힘이 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비췄다. 1군 감독들 또한 2군 정보를 거의 매일 보고 받으면서 상무, 경찰청과의 경기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체크하기 때문이다.
 
2005년 아시아 청소년 선수권 4강 대만전 결승타를 때려낸 동시에 대표팀 3번 타자로 활약했던 최주환은 올 시즌 3할4푼5리 6홈런 48타점(17일 현재)을 기록 중이다. 일찍이 컨택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크지 않은 체구(178cm 73kg)에 발이 빠르지 않아 2006년 2차 6순위로 저평가되었던 최주환은 상무에서 유격수로 활약 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본 포지션인 2루 수비 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했던 최주환이 유격수로 더 좋은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 지난 시즌에는 훨씬 더 좋은 성적을 올렸던 최주환의 지난해 모습은 마치 마쓰이 가즈오(라쿠텐)의 세이부 시절을 연상케했다.
 
특히 최주환은 주목받고자 하는 마음이 큰 선수다. "제대로 된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잡을 수 있다. 2군에서의 2~300개 안타보다 1군에서 치는 1안타가 더욱 의미있다"라는 최주환. 말만 앞선다면 허세가 되지만 그는 이런 이야기를 자신있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하는 유망주다. 사사구 48개를 얻어내면서 단 14개의 삼진을 당했을 정도의 좋은 선구안도 주목해볼 만 하다. 적극적 타격이 우선되는 2군에서 이렇게 바람직하게 자라난 선수는 박석민(삼성) 정도에 불과했다.
 
덕수고 시절 이미 수준급 포수 유망주로 인정받았으나 왜소한 체구(175cm 76kg)로 인해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던 최재훈의 성장세는 더욱 주목할 만 하다. 올 시즌 최재훈은 3할4푼6리 11홈런 65타점을 기록하며 민병헌(경찰청, 3할6푼9리)에 이어 북부리그 타격 2위에 올라있다.
 
최재훈의 장점은 공격만 갖춘 포수가 아니라는 점. 특히 도루 저지 능력에서 최재훈은 '도루 저지만 따지면 1군에서도 수위를 다툴 수 있을 정도'라는 현장의 평을 받고 있다. 두산 2군 시절에도 들쑥날쑥한 출장 기회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최재훈은 경찰청서 유승안 감독과 이경환 배터리코치의 지도 아래 입대 전과 비교해 몇 수 더 높은 수준의 포수로 자라고 있다.
 
광주일고 시절이던 2008년 캐나다 세계 청소년 선수권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허경민의 경기력도 주목할 만 하다. 고교 시절 김상수(삼성), 안치홍(KIA), 오지환(LG) 등 현재 1군 무대서 맹활약 중인 경쟁자들보다도 '수비 기본기를 가장 잘 갖춘 유망주'로 평가 받았던 허경민은 3할9리 1홈런 46타점 29도루를 기록 중이다.
 
특히 컨택 능력만 따지면 허경민은 '2군의 이용규(KIA)'다. 테이블세터로서 40개의 사사구를 얻어낸 허경민은 단 5개의 삼진만을 당했다. 2군 리그 개막 후 첫 두 달간은 삼진이 하나도 없었을 정도. 현재 두산 주전 유격수인 손시헌 또한 자신의 후계자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주저없이 허경민의 이름을 이야기했다.
 
"오히려 나보다 가진 게 더 많은 선수다. 발도 빠르고 컨택 능력도 좋고 공-수 기본기도 탄탄히 갖추고 있다. 훗날 내 뒤를 이어 팀 주전 유격수가 될 만 한 선수다". 단순히 1차 비율 스탯만 좋은 것이 아니라 경기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허경민의 큰 장점이다.
 
그동안 팜에서 선발 에이스는 키우지 못했으나 적어도 야수 부문에서는 좋은 유망주를 배출해낸 두산. 연이은 악재 속 어느새 6위까지 떨어진 두산이지만 군 팀에 '위탁'해 제대로 자라나고 있는 유망주 3인방을 생각하면 다음 시즌을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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