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유라 인턴기자] "롯데는 3위 해야 좋아".
양승호(51)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최근 취재진과 이야기하던 도중 포스트 시즌 진출만 하면 3위든 4위든 상관없지 않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을 일축했다.
사실 3위와 4위가 먼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그 승자가 2위와 플레이오프, 이 순서로 진행되는 포스트 시즌에서는 3위와 4위의 차이가 별로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1차전이 윗 순위 팀의 홈구장에서 열린다는 것.

그러나 양 감독은 그것에 주목했다. 양 감독은 "롯데는 올 시즌 홈구장 승률이 높기 때문에 무조건 1차전을 사직에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 승리를 가져가는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가능성이 큰 것을 고려하면 홈구장에서 기선 제압을 해야 한다는 것.
실제로 롯데는 올 시즌 49승 중 27승을 홈구장인 사직구장에서 일궈냈다. 홈경기에서는 50경기에서 27승2무21패를 기록해 5할6푼3리의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3위 SK(.565)와 승차는 4.5경기 차가 나지만 홈 승률로만 보면 비슷하다. 반면 원정경기에서는 48경기에서 22승1무25패를 기록, 승률이 4할6푼8리로 떨어진다.
롯데는 홈에서 원정경기보다 2경기 더 치렀을 뿐이지만 기록 면에서도 원정경기에서는 445안타를 때려 230점을 낸 반면, 홈경기에서는 498안타로 266점을 뽑았다. 홈런도 원정에서는 34개, 홈에서는 48개를 때려내 크게 차이가 난다. 팀 타율은 원정에서는 2할6푼6리에 불과하지만, 홈에서는 2할9푼1리에 이른다.
이처럼 홈 승률이 높은 것에 대해 양 감독은 "부산 팬들의 응원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며 "시즌 초 이일 저일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야구장에 찾아와 응원해준 팬들에게 기를 받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생각한 이유를 밝혔다.
초보감독인 양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6월까지 6위로 떨어져 있었지만, 7월부터 20승 10패로 파죽지세를 이어가며 현재 3위 SK에 4.5경기 차로 뒤진 4위에 올라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노래방', '신문지·비닐봉지 응원' 등으로 유명한 부산 팬들의 야구 사랑이 롯데의 3위 싸움을 계속 뒷받침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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