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욱이가 입대하면 배영섭과 정형식, 경찰청 제대하는 우동균을 활용하고자 한다".
모든 남자들에게 주어진 병역 의무. 야구선수에게도 이 의무가 모두 적용되는 가운데 팀 2군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기 보다 가능한 한 빨리 군 팀으로 보내는 것이 낫다는 감독의 이야기였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팀 내 군 미필 선수들과 올해 말 제대하는 선수들의 면면을 돌아보았다.

류 감독은 17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외야수 유망주 정형식(20)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2009년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2차 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우투좌타 외야수 정형식은 최근 삼성 외야진의 새로운 피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선구안이 좋은 것이 장점이다. 다만 방망이가 처진 상태에서 나와서 그 점은 아쉽지만 발도 빠르고".
정형식이 남은 시즌 순조롭게 1군 전력으로 안착한다면 삼성은 올 시즌 후 경찰청 입대하는 이영욱을 대신해 정형식을 외야진 히든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배영섭, 올해 말 제대하는 우동균까지 포함하면 삼성의 외야진 후발주자들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삼성은 다른 팀에 비해 유망주들을 2군에서 잡아두기보다 가능한 한 군대에 빨리 보내는 편. 현재 팀의 중심 타자로 자란 박석민 또한 2005시즌 후 우리 나이 스물 한살에 상무 입대했다. 우동균도 2008년 1차지명 외야 최대어였지만 2년이 지난 후 곧바로 훈련소로 향했다. 예외로 대졸자(동국대) 배영섭은 입단 3년차에 이미 주전급으로 자라났기 때문에 병역 해결을 늦추게 될 계획.
"(박)석민이를 상무로 일찍 보낸 것은 조동찬이 있었기 때문이다". 조동찬의 경우는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뒤늦게 병역 특례를 받은 경우지만 2005시즌 당시 조동찬은 팀 내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내야 유망주였다. 2005년 조동찬의 성적은 2할7푼4리 16홈런 63타점 17도루로 이미 주전급이었기에 '유망주는 일찍 군에 보낸다'라는 팀의 뜻과 어긋날 수 밖에 없었다. 현재의 배영섭과 마찬가지로 예외 케이스에 속한다.
"이영욱이나 오정복 등은 가능한 빨리 군에 보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좌완 신인 임현준도 본인이 원한다면 빨리 군에 보내고자 한다. 조현근이 경찰청에서 돌아오기 때문이다".
삼성이 유망주들을 군대에 빨리 보낸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2004년 병풍이 터진 이후 삼성은 가능성은 있으나 1군 출장 빈도가 높지 않을 선수들에 대해 되도록 병역 문제 해결을 우선시했다. 현재 삼성 야구에 유망주들의 가세 빈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에 이를 손꼽을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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