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한예슬 "잠적이유? 스스로를 돌아보라"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1.08.17 17: 58

흡사 스파이 같았던 배우 한예슬의 도피 행각이 종지부를 찍었다. KBS 2TV 월화극 '스파이명월' 촬영을 거부하고 지난 15일 미국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한예슬은 오늘(17일) 오후 4시 56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예슬은 이날 오후 4시 56분 대한항공 KE018편을 이용해 입국했다.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후드 티셔츠를 입고 게이트를 나온 한예슬은 몰려든 취재진과 팬들을 향해 "오늘 여기서 다시 시작하려 한다"며 "내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내 고민들이 알려지길 바랐고 나 같은 희생자가 다시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동료 연기자들과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준 점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 같았다. 엄청난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받아 그런 선택을 하게 됐다"고 촬영 펑크와 잠적의 사유를 밝혔다. 

또 "내가 옳은 일을 했다고 믿고 싶다. 훗날 내가 했던 행동에 대해 이해해주실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하지만 이 일로 관계자 분들이 다시 자신을 돌아볼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된 관계자들에 대한 사과의 뜻은 밝히면서도 펑크와 잠적 등 자신이 벌인 일련의 행동들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일부 소신을 굽히지 않는 당당함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틀 사이 장거리로 왕복 비행을 한 탓인지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가끔 감정이 북받쳐 울먹이기도 했지만 비교적 담담히 심경을 전한 한예슬은 소속사 관계자들에 둘러싸여 빠르게 공항을 빠져나갔고 미리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에 몸을 실었다.
한편 한예슬은 촬영 스케줄 조율 등의 문제로 연출자와 마찰을 벌이다 지난 13일 촬영 거부를 선언한 뒤 15일, 돌연 미국행을 택해 방송가 안팎을 패닉에 빠뜨렸다. 이후 제작사인 이김 프로덕션과 방송사인 KBS는 한예슬을 상대로 형사고소 방침을 내놓으며 강경 대응했고 팬들의 실망감도 커졌다. 이에 한예슬은 소속사와 모친의 설득에 마음을 돌려 촬영에 복귀하고자 귀국했다.
제작진은 한예슬은 드라마 관계자들과 만나 해명과 사과의 시간을 갖고 촬영 복귀를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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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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