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 자진 포기' 김성근호 SK, 떠나는 선장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8.17 18: 14

감독 재임 지난 4년 간 한국시리즈 우승 3회, 준우승 1회의 위업을 세운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이 시즌 후 SK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김 감독은 17일 문학 삼성전을 앞두고 감독실서 "올 시즌까지만 SK 지휘봉을 잡는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남은 경기까지 경기를 다하고 가는 것이 감독으로서 도리"라며 재계약 협상을 자진 포기한 데 대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2007년부터 SK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그 해 SK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며 감독으로서도 최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동안 삼성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약체를 지도하면서도 상위권 전력으로 이끌었으나 우승은 거머쥐지 못했던 2인자가 1인자로 올라선 순간이었다.
 
이후 김 감독은 2008년과 2010년 한국시리즈 왕좌에 오르면서 SK를 절대 강호로 이끌었다. 2009년 KIA와 최종 7차전까지 가는 끝에 3승 4패로 무릎을 꿇으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으나 당시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및 시즌 아웃으로 선수단 운용조차 힘들었던 환경에서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올 시즌이 SK와의 2차 계약 만료해였던 김 감독은 그동안 SK와의 재계약 여부에 대해 되도록 함구해왔다. 올 시즌도 SK는 주전 포수 박경완을 비롯해 에이스 김광현, 2루수 정근우, 주전 1루수 박정권 등이 잇단 부진과 부상으로 1,2군을 오가며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왔다.
 
6월 경 '김 감독의 재계약이 확정되었다'라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프런트 측에서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그동안 이기는 야구를 펼치고도 확실한 언질을 받지 못했던 김 감독 입장에서는 서운함도 컸을 터. 구단 측도 시즌 중 재계약 통보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리지 않았다.
 
"오늘까지만"이라는 자진 중도 사퇴는 아니지만 최근 수 년 간 가장 강한 팀을 이끌었던 수장이 재계약 자진 포기를 선언한 것은 분명 커다란 일이다. 17일 문학 SK-삼성전을 앞두고 몰아친 커다란 태풍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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