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놀랐다. 오늘(17일) 구두로 알려진 이야기라".
구단 관계자 또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재계약 협상 자진 포기를 선언한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에 대해 SK 구단 관계자들 또한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17일 문학 삼성전을 앞두고 감독실서 "올 시즌까지만 SK 지휘봉을 잡는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남은 경기까지 경기를 다하고 가는 것이 감독으로서 도리"라며 재계약 협상을 자진 포기한 데 대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2007년 SK 지휘봉을 잡은 이후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3회, 한국시리즈 준우승 1회로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2007년부터 SK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그 해 SK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며 감독으로서도 최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동안 삼성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약체를 지도하면서도 상위권 전력으로 이끌었으나 우승은 거머쥐지 못했던 2인자가 1인자로 올라선 순간이었다.
이후 김 감독은 2008년과 2010년 한국시리즈 왕좌에 오르면서 SK를 절대 강호로 이끌었다. 2009년 KIA와 최종 7차전까지 가는 끝에 3승 4패로 무릎을 꿇으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으나 당시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및 시즌 아웃으로 선수단 운용조차 힘들었던 환경에서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올 시즌이 SK와의 2차 계약 만료해였던 김 감독은 그동안 SK와의 물밑 재계약 협상에 대해 되도록 함구해왔다. 올 시즌도 SK는 주전 포수 박경완을 비롯해 에이스 김광현, 2루수 정근우, 주전 1루수 박정권 등이 잇단 부진과 부상으로 1,2군을 오가며 고전해왔다.
6월 경 '김 감독의 재계약이 확정되었다'라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프런트 측에서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그동안 이기는 야구를 펼치고도 확실한 언질을 받지 못했던 김 감독 입장에서는 서운함도 컸을 터. 구단 측도 시즌 중 재계약 통보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리지 않았다.
그 가운데 김 감독이 먼저 "올 시즌까지만 SK를 맡겠다"라는 의견을 밝힌 것. 이에 앞서 김 감독은 오후 4시경 민경삼 단장에게 전화상으로 "올해까지만 팀을 맡겠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구단 관계자는 그에 대해 "구단도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입장 정리를 할 여유가 없다. 민 단장 또한 갑작스러운 통보에 만류했다"라며 "오늘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다. 따라서 감독님과 다시 소통할 창구를 마련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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