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직전 수장이 시즌 후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달했다. 그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울고 웃던 선수들은 맥이 빠진 듯 '그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상대에 휘둘렸다. 김성근 감독이 시즌 후 자진 사퇴를 선언한 SK 와이번스가 삼성 라이온즈에 대패했다.
삼성은 17일 인천 문학구장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전서 1회 박석민의 선제 결승 스리런과 2회 최형우의 쐐기 만루포 등을 앞세워 9-0으로 대승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시즌 전적 59승 2무 37패(17일 현재)를 기록하며 선두 순항을 계속해나갔다.

반면 경기 직전 김성근 감독이 "올해를 끝으로 지휘봉을 놓는다"라고 충격 선언한 SK는 평상시 그들 답지 않은 맥 빠진 경기력으로 대패 수모를 겪었다. 시즌 전적은 52승 41패.(3위)
1회초 삼성은 갑작스러운 충격에 맥이 빠진 SK를 상대로 화력을 내뿜었다. 김상수의 우전안타와 박한이의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든 삼성은 박석민의 선제 좌월 스리런으로 3-0을 만들었다. 상대 선발 게리 글로버의 직구(145km)를 당겨친 박석민의 힘이 돋보였다.
2회에도 삼성은 박석민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과 최형우의 중월 만루포로 8-0까지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었다. 반대로 말하면 SK 선발 글로버와 수비진은 맥이 풀린 모습으로 최형우의 홈런 궤적을 그저 바라봐야만 했다. 중견수 김강민이 점프 캐치를 시도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4회에도 삼성은 조동찬의 좌익수 방면 1타점 안타로 9-0까지 달아났다. 김성근 감독 지휘 하에서 가장 안 좋은 경기력으로 일관한 SK의 빈 틈을 타 삼성은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삼성 선발 덕 매티스는 7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는 등 7이닝 8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2개) 무실점으로 시즌 3승 째를 올리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3번 타자 박석민은 결승 스리런으로 위력을 재과시했고 4번 타자 최형우는 데뷔 첫 만루포로 기세를 올렸다.
반면 SK 선발 글로버는 2⅓이닝 11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8실점으로 2009시즌 중 한국 땅을 밟은 이래 최악의 투구를 보여주며 패했다. 이날 SK 타자들은 매티스의 공이 그리 위력적이지 않았음에도 시종일관 집중력을 잃은 모습으로 끌려갔다. 감독의 '시즌 후 사퇴 선언'이 얼마나 큰 충격파로 다가왔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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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