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중 SK와 결별선언' 김성근, 잃은 것과 얻은 것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8.18 07: 00

재계약 논란으로 이슈의 중심에 섰던 김성근(69) SK 감독이 끝내 구단과 결별을 택했다.
김성근 감독은 17일 삼성전을 앞두고 문학구장 감독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올해까지만 하고 그만두겠다"고 말해 SK와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구단이나 팬들이 계속 남아줄 것을 원하다고 해도 "나는 고집이 센 사람이다. 안한다는 것은 절대 안한다"고 강조, SK와의 결별을 번복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SK 구단과 김성근 감독간의 재계약 문제가 부정적으로 흐르면서 자칫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는 분위기였다. 재계약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서로 생채기를 깊게 낸 만큼 간극을 좁힐 수 있을까 하는 문제였다. 재계약하지 않을 경우 팬들의 여론을 어떻게 달래느냐도 관건이 될 수 있었다. 결국 김 감독의 시즌 중 재계약 포기가 이 모든 고민을 해결해줬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김 감독이 굳이 시즌 후가 아니라 시즌 중 SK 구단과의 이별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하필 또 페넌트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의 한판 승부를 앞둔 시점이었다. 통상 있던 경기 전 취재진과의 만남을 이날은 하지 않겠다고 했던 김 감독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더 지나 마음을 바꾼 것으로 봐서 숙고를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이 SK와 결별했다는 소식에 야구계는 떠들썩했다. 특히 이례적으로 김 감독이 구단에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통보한 이유를 놓고 다양한 풀이가 뒤따랐다. 무엇보다 김 감독이 이번 발표 이유는 분분했지만 평소 성격대로 단순히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우선 이번 발표 때문에 김 감독이 잃은 것은 SK 선수단이다. 김 감독과 SK 선수단은 2007년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 3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일궈냈다. 프로 감독으로서 뒤늦게 우승의 결실을 맺게 해준 선수들과 내년부터는 갈라서야 한다. 5년 동안 거의 쉼없이 손때 묻혀 탄탄하게 다져놓은 팀인 만큼 애착이 남다랐던 SK다.
 
동시에 당장 선수단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 내년이 보장되지 않은 코칭스태프가 경기에 집중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SK 프런트의 뒷받침도 받을 수 없다. 지금은 건널 수 없는 강이 된 사이지만 지금까지 김 감독이 거친 팀 중 가장 전폭적인 지지를 해준 것이 SK 프런트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반면 김 감독이 얻은 것은 좀더 광범위하고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실상의 FA 선언'인 SK와 결별을 통해 일찌감치 다른 구단들에게 시간적 여유를 줄 수 있게 됐다. 시즌을 마치기도 전에 발표한 재계약 불가 선언은 '선수단과 성적' 면에서 탁월한 능력을 지닌 김 감독의 영입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실상 넥센을 제외하면 그 어느 팀도 감독 교체에서 시원하게 벗어날 수 없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2개 이상의 구단이 영입의사를 표시한다면 경쟁을 통해 만족스런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또 승부사 기절을 가진 김 감독의 성격상 희박할 수 있지만 굳이 성적에 연연할 필요도 없어졌다. 이는 오히려 4강 싸움의 캐스팅보드가 SK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그동안 재계약 때문에 마음 고생을 시킨 SK 구단에 남은 기간 껄끄럽게 만드는 효과', '성적 하락에 따른 상대적 김 감독의 우수성 강조', 'SK팬을 통한 구단 압력 효과' 등 우스개 소리도 나왔다. 어쨌든 김성근 감독은 이번 발표를 통해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다는 것이 야구계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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