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발표하는 곡마다 각종 음원차트에서 퍼펙트 올킬을 기록중인 걸그룹 2NE1이 첫 단독 콘서트 예매분을 순신간에 완판하며, 가요계에 걸그룹의 달라진 콘서트 위상을 알리고 있다.
지금까지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라면 대개 엄청난 수의 오빠부대를 몰고 다니는 남자의 세계였다. HOT와 젝스키스를 시작으로 신화, god, 동방신기, 빅뱅, 2PM 등 난다긴다 하는 남성 아이돌 그룹들만이 긴 시간 콘서트 무대를 단독으로 이끌어낼 수준의 음악적 실력과 관객동원 능력을 갖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걸그룹 세상이 장기화되면서 걸그룹의 파워도 달라졌다. 가요 관계자들은 현재 단독 콘서트 능력을 갖춘 걸그룹으로 소녀시대와 2NE1, 그리고 카라 정도를 꼽고 있다. 이 가운데 소녀시대는 이미 콘서트 개최를 연례 행사화 했을 정도로 먼저 자리를 잡았다. 이제 아이돌 한류의 세계화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걸그룹 소녀시대는 이제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를 넘어 유럽시장을 넘보고 있다.

화려하면서 절제된 군무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는 유연함 등 9명 멤버의 이들이 가진 장점은 손가락으로 셀수없을 정도다. 데뷔 당시, '일본 걸그룹을 베낀 것 아니냐' '실력이 안되니 숫자로 승부할 생각인가'라는 식의 비난들이 있었지만 이제 소녀시대의 멤버수를 놓고 누구도 시비를 걸지 못한다.
윤하, 수영, 효연, 유리, 태연, 제시카, 티파니, 써니, 서현 등 9명 멤버들은 각자만의 개성과 캐릭터를 갖고 저마다 다른 팬층을 흡입하고 있다. 걸그룹 소녀시대로 큰 틀의 응원부대를 끌어안고 다시 9명 각자가 '걸그룹 싫어'라는 팬들을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는 모양새다.
두 번째 주자로 나선 2NE1은 소녀시대와 완전히 다른 형태의 걸그룹이다. 소녀시대가 야들야들한 공주풍이라면 2NE1은 거친 야성미가 돋보이는 식이다. 2NE1은 이달 말 가질 첫 단독 콘서트의 인터넷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티켓이 동나면서 에서 1, 2회 분 모두 매진을 달성해 가요계 눈길을 모았다. 그동안 SES와 핑클 이래로 단독 콘서트를 2회 이상 공연하며 완판할 능력할 갖춘 걸그룹은 소녀시대 정도가 유일한 것으로 꼽혔다.
오는 8월 27일과 28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단독 콘서트 ‘놀자(NOLZA)의 무대를 여는 2NE1의 경우 같은 YG 소속의 선배 아이돌 빅뱅에 못지않은 콘서트 표 구하기 전쟁을 연출한 것이다. 현재 인터넷 상에는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이 예매 취소 티켓을 구하려는 글들을 여기저기 올리며 발을 구르고 있다.
여기에는 앞서 발표한 'DON’T CRY(돈트 크라이)'와 'LONELY(론리)'에 이어 최신곡 '내가 제일 잘나가'로 3연속 각종 음원차트를 퍼펙트 올킬한 2NE1의 장기 흥행 성과가 큰 몫을 담당했다. 또 소속 가수들의 수준 높은 무대를 늘 보증했던 YG의 기존 이미지도 걸그룹 첫 단독 콘서트의 매진 행렬에 힘을 보탰다는 게 공연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문제는 소녀시대와 2NE1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의 전체 걸그룹 시장 규모에 비해서는 콘서트 개최 등으로 진짜 실력을 과시하는 걸그룹 수가 너무 적다는 점이다. 걸그룹 대세에 맞추어 우후죽순 찍어내기 식으로 엇비슷한 걸그룹들이 쏟아져나오는 현실도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음악 보다는 선정적인 노이즈 마케팅으로 일단 이름부터 알리고 보자는 일부 걸그룹의 행태가 전체를 욕먹이는 식이다.
무작정 데뷔를 서두르기 보다는 충분한 실력과 자기만의 개성을 갖추고 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으려는 노력이 걸그룹 세상을 지속시키는 비결이지 않을까 싶다.
[엔터테인먼트 팀장]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