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커브' 삼성 저마노, 우승 화룡점정 찍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8.19 10: 58

[OSEN=인천, 이대호 인턴기자] 베일에 가려있던 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투수가 저스틴 저마노(29)가 첫 등판에서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저마노는 1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6이닝을 안타 3개와 볼넷 하나만 내주며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한국무대 첫 승을 따냈다.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까지 투구수는 86개에 불과했지만 첫 등판인 점을 감안해 삼성 벤치는 7회 저마노 대신 정현욱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날 저마노는 86개의 투구수 가운데 스트라이크 57개, 볼 26개를 기록했다. 저마노의 직구 최고구속은 시속 144km에 머물렀으나 낙차 큰 커브를 결정구로 삼아 SK 타자들을 요리했다. 또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싱킹 패스트볼도 함께 구사하며 타자들을 괴롭혔다.

여기에 저마노는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피칭을 펼쳤다. 22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무려 19명의 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주로 초구에 시속 140km대 직구로 카운트를 잡은 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으로 범타를 유도하는 패턴이었다. 그리고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낙차 큰 커브를 결정구로 삼아 SK 타자들을 상대했다. 22명의 타자를 상대한 저마노가 이날 기록한 볼넷은 6회 최정에게 내준 것 하나다. 
저마노의 변화구 가운데 특히 커브가 돋보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저마노의 커브에 대해 "우리 팀 윤성환과 비슷할 정도로 좋다"고 평가했는데 말 그대로 위력적인 커브였다. 커브의 낙폭이 클 뿐만 아니라 공이 떨어지는 속도도 빨라 SK 타자들은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저마노는 완벽하게 제구가 가능한 커브를 스트라이크 존에 넣어 카운트를 잡았다가 곧바로 스트라이크 존 아래로 떨어지는 유인구로 사용했다. 이날 저마노가 빼앗은 4개의 탈삼진 모두 떨어지는 커브로 잡아냈다. 또한 커브를 결정구로 5개의 범타를 유도하며 총 9개의 아웃카운트를 커브로 잡아냈다. 이날 저마노가 기록한 18개의 아웃카운트 가운데 정확히 절반이다.
또한 저마노가 장타를 거의 허용하지 않은 것도 고무적이다. 1회 첫 타석에서 박재상에게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를 모두 범타로 막은 저마노는 이후 외야 뜬 공조차 거의 허락하지 않았다. 박재상 이후 외야에 공을 보낸 선수는 4회 중전 안타를 기록한 최정과 5회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권용관에 불과하다.
류 감독은 매티스와 저마노에 대해 "둘이 15번 나온다고 치면 10승만 해 줘도 좋겠다"고 말했다. 두 명의 외국인투수는 벌써 4번 등판 가운데 4승을 합작하며 목표치의 절반 가까이 달성했다. 삼성으로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두 외국인투수의 활약으로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갔따.
 
'머리가 바뀐' 비룡 군단을 상대로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저마노. 그가 삼성 선발진에서 활약을 펼친다면 이미 2위 KIA에 5.5게임차로 앞선 선두 삼성에겐 금상첨화나 다름없다. 저마노가 삼성 우승을 향한 마지막 방점을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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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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