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공포, 소재는 ‘떠들썩’-성적은 ‘초라’
OSEN 이혜진 기자
발행 2011.08.19 08: 21

올 여름 개봉한 공포영화들은 지금껏 활용되지 않았던 이색적인 소재를 영화 속에 끌어들여 제작 단계부터 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올해 첫 공포의 포문을 연 ‘화이트 : 저주의 멜로디’(이하 화이트)는 요즘 연예계의 핫 키워드인 아이돌을, 박민영을 원 톱으로 내세운 ‘고양이 :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이하 고양이)은 한국 공포영화 최초로 고양이를 소재로 삼아 눈길을 끌었다.
올 여름 공포영화의 마지막 주자인 ‘기생령’은 한국의 토속적인 주술문화를 소재로 삼았고 억울하게 죽은 소년의 원혼을 등장시켜 관객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그간 학원물에 국한됐던 한국 공포영화는 이 같은 다채로운 소재의 도입으로 새로운 공포 패러다임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들이 받아든 성적표는 개봉 전 '신소재'를 부각시키며 떠들썩했던 분위기를 무색케 할 정도다.
6월 9일 개봉한 ‘화이트’는 아이돌을 소재로 한 최초의 공포영화이자 독립영화계의 스타 감독 김곡, 김선 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또 극 중 인기 걸그룹 ‘핑크돌즈’로 분한 함은정, 메이다니, 진세연, 최아라는 실제 걸그룹을 방불케 하는 춤, 노래 실력과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총 79만1437명을 동원, 흥행에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배우 박민영의 첫 스크린 데뷔작인 ‘고양이’는 ‘화이트’보다 높은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최종 성적은 ‘화이트’보다 더 낮다. 총 67만926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5일 개봉한  한은정, 티아라의 효민 주연의 소년잔혹괴담 ‘기생령’은 현재까지 9만6616명을 불러 모았으나 8월 초 개봉한 ‘최종병기 활’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블라인드’ 등 국내외 블록버스터의 위력에 개점휴업 상태다.
올 해 개봉한 공포영화 3인방의 흥행 성적은 지금껏 공포영화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고사: 피의 중간고사’(2008년, 164만 명), ‘차우’(2009년, 179만)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하지만 하반기 국내외 블록버스터의 전쟁터가 된 극장가에서 한국 공포들은 올해도 '기본은 한다'는 공포영화 흥행 법칙만은 입증해 냈다.
 
나아가 ‘화이트’ ‘고양이’는 같은 기간 개봉한 ‘트랜스포머3’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 등 강력한 외화들의 틈새를 뚫고 꾸준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해 한국 공포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칭찬을 들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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