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4일 대구 KIA전 이후 3연승을 질주하며 정규 시즌 1위(60승 37패 2무)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 덕분일까. 19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류중일 삼성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승자의 여유'라는 표현이 딱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우천으로 연기된 75경기와 미편성 32경기를 합한 총 107경기의 잔여경기 일정을 확정, 발표했다. 잔여경기 일정은 오는 30일부터 10월 6일까지 총 38일간 진행되며 시즌 최종일인 10월 6일 8팀이 동시에 종료되도록 편성했다. 류 감독은 "예비일도 있다. 추석 연휴 때도 대구 홈경기"라고 만족감을 표시한 뒤 "초반 일정은 좋지만 후반에는 이동일이 굉장히 많다. 아무래도 KBO에서 이때쯤 1위를 결정지을 것 같아 그런게 아니겠냐"고 껄껄 웃기도 했다.
"넉넉 잡아 10경기를 남기고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지으면 최고"라는 류 감독은 "우리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상대팀에 봐준다는 인상을 주면 안된다. 그리고 선수들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끝까지 전력으로 싸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오후 대구지역에는 비가 내렸다. 대구구장 그라운드에는 방수포가 깔려 있었다. "우리는 경기해도 되는데. 비오면 선발 투수들이 싫어 하는데". 류 감독은 여유있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선발 투수가 많아 아무나 넣어도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류 감독은 외국인 투수 덕 매티스와 저스틴 저마노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둘이서 오자마자 4승을 합작햇어. 매티스가 3승을 했지만 말야. 구속이 더 빨랐으면 좋겠어. 투수의 최고 무기는 빠른 공이잖아. 그런데 매티스의 투구를 지켜봤던 심판들이 구위가 지저분하다고 하더라". 이어 류 감독은 "내가 현역 시절에 저마노 같은 투수에 약했어. 불펜 투구를 보니까 팔 각도와 커브의 속도가 좋아 상대 타자들이 못 칠 것 같았다. 저마노의 첫 등판이 기대된다고 했던 것도 이 때문"이라며 "저마노의 커브가 뛰어나지만 좀 더 빨랐으면 해. 하긴 공까지 빠르면 메이저리그에 갔겠지"라고 배시시 웃었다.
왼쪽 팔꿈치 통증 속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차우찬은 18일 50m의 캐치볼을 소화할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그러나 결코 서두르지 않을 생각. 류 감독은 "급할게 없다. 확실히 몸을 만들어 와야 한다"며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고 2위 KIA와 5.5경기차니까 여유있다. 무엇보다 윤성환을 비롯한 선발진이 강하다"고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내달 1군 엔트리가 확대되면 투수 2명을 비롯해 포수, 내야수, 외야수 각 1명씩 합류시킬 계획. 류 감독은 "이영욱이 2군으로 내려갔지만 확대 엔트리에 맞춰 1군에 복귀할 것"이라며 "아직 나머지 선수들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이날 경기가 우천 순연된 뒤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한편 윤성환(삼성)과 레다메스 리즈(LG)가 20일 선발 투수로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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