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불모지' 평창 어린이들, "야구가 재미있어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20 21: 20

"와~".
두산-한화전이 열린 20일 잠실구장. 야구의 메카답게 두산 팬들로 가득찬 1루측 홈 관중석에 어린이들이 한 블록을 차지하고 있었다. '야구 불모지' 강원도 평창에서 찾아온 귀한 손님들이었다. 평창군 지역 초등학생 57명을 포함한 70명이 잠실구장을 방문한 것이다. 평창그린투어사업단(GT)과 드림스타트센터 주관아래 두산 베어스 구단과 (주)OSEN, (주)휴맥스, 평창 쉬리 야구단의 후원으로 평창군 지역 초등학생 프로야구 관람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평창군 지역 초등학생에게 프로야구 체험학습 기회 제공을 통해 평창군 그린투어리즘의 지역 응원단 및 미래 인재로 육성하고자 한다'는 취지에서 열렸다. 이날 학생들을 인솔하고 잠실구장을 방문한 이경영 평창그린투어사업단 센터장은 "평창 어린이들도 야구를 좋아하지만, 직접 야구를 보고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운좋게 기회를 갖게 됐다. 직접 경기장에 오니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어느덧 프로야구 관중 600만 시대가 도래했다. 국민 스포츠로서 명성을 확고히 하고 있지만 여전히 강원도 평창에는 정식야구단이 단 하나도 없다. 학생야구단도 마찬가지. 2018년 동계올림픽이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있지만 야구에 있어서 만큼은 불모지다. 척박한 환경에서 사회인 야구팀 '쉬리 야구단'이 평창의 유일한 야구팀으로 남아있다. '쉬리 야구단'도 평창 야구의 씨앗을 틔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이번에 초등학생들에게 야구 견학의 기회를 제공했다.
두산 베어스 구단도 함께 했다. 이번 평창군 지역 초등학생 야구관람 입장료는 전액은 두산 구단에서 지원했다. 모자 등 기념품 지급도 아끼지 않았다. 조성일 두산 마케팅 팀장은 "평창군과는 인연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이번 행사의 취지를 듣고 흔쾌히 응했다"며 "평창 지역 어린이들이 야구를 실제로 접하기 어렵다고 들었다. 이번 기회가 강원도 야구의 싹을 틔우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날 평창 어린이들은 경기를 끝까지 지켜보지 못했다. 귀가시간 때문에 6회가 지난 뒤 자리를 떠야 했다. 이경영 센터장은 "서울에서 평창까지 3시간이 걸린다. 왕복으로 6시간이나 된다. 아쉽지만 귀가시간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런 기회가 앞으로 더 있었으면 좋겠다. 겨울에는 농구도 있고, 스키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야구에 대한 목마름이 크다. 특히 어린이들이 야구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야구 불모지이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어느 지역도 부럽지 않다. '야구 불모지' 평창에 의미있는 싹이 틔워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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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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