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취재석] 국민예능 '1박2일'이 사상 최초 6개월 후 종영을 예고한 가운데 이를 아쉬워하는 네티즌의 목소리가 꽤나 거세다.
제작진과 멤버들이 합의(?)하에 선택한 종영이지만 지난 4년간 일요일 저녁마다 TV 앞에 모여 앉았던 애청자들로서는 너무도 갑작스럽기만 한 일. "정상에 있을 때 박수 받으며 떠나고 싶다"는 '1박2일' 측의 입장을 공감하는 이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최근 강호동의 하차설과 맞물려 결국 종영이라는 결론을 내야했던 그들의 상황을 안타까워하거나 곱지 않게 바라보는 이들도 많다.
제작진의 혹은 KBS 예능국의 명분은 "모두가 함께 하지 못하는 '1박2일'은 상상할 수 없고 박수 받을 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것이지만 6개월 후 종영을 예고한 것이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냐는 점에는 의문이 남는다.

스타 PD로 떠오른 나영석 연출자 이하 수많은 작가들과 스태프, 이들의 노고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1박2일', 막을 내려야 하는 이들의 심정은 누구보다 가슴 아플 터다. 강호동을 비롯, 은지원이나 이승기 이수근 김종민 등 길게는 코너 출범 때부터 적어도 2~ 3년씩 전국의 산천초목을 벗 삼아 여행길에 올랐던 멤버들의 아쉬움은 또 어떨까.
방송가 안팎으로 벌써부터 시즌2 얘기도 흘러나오고 종영이라는 선택을 하기까지 내부 진통에 대한 갖가지 추측들도 난무하고 있다. 제작진이 나서 "강호동 하차와 종영 결정은 상관없다"했지만 둘 사이 관련이 없다고 완벽히 분리해 생각하기도 실상 말이 되질 않는다.
제작진과 KBS의 고충을 이해하고 종영에 관한 공식 발표를 아무리 신뢰한다고 해도 이번 선택이 과연 최선이었을까 하는 데는 여전한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강호동의 하차 논의가 있을 때 제작진은 물론 KBS 고위 관계자들까지 직접 나서 그를 붙잡기에 혈안이 됐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강호동 붙잡기에 성공했다면 '1박2일'은 계속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실제 KBS 예능국 한 관계자는 강호동 하차 논의와 나영석 PD 이적설 등이 꼬리를 물던 어느 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4년간 어떻게 만들어온 '1박2일'인데, 강호동이 하차한다고 해도 재건해야 한다. 전 출연진과 스태프, 시청자들이 함께 만들고 즐긴 '1박2일'이다. 그간 여러 위기들을 잘 넘어온 만큼 이번 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말로 '1박2일' 존속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불과 이틀 후, '1박2일'은 6개월 후 종영할 것으로 공식 발표했다. 지난 4년의 추억과 함께한 스태프와 멤버들의 노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청자들의 웃음소리가 떠올라 씁쓸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윤가이 기자 issu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