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은 잊어라. 8년 만의 그랑프리 결선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열려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1일 오후 일본 도쿄 오다이바 아리아케 콜리시엄에서 세르비아를 상대로 2011 월드 그랑프리 L조 예선 최종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오는 24일부터 중국 마카오에서 열릴 9강 결선행 티켓의 주인이 가려지는 가운데 1~4위 브라질 러시아 미국 세르비아는 이미 결선행을 확정지었다.

따라서 현재 8위인 개최국 중국(5승 3패, 승점 14)을 제외한 상위 7팀이 올라가는 그랑프리 결선 나머지 티켓은 5위 이탈리아(6승 2패, 승점 16) 6위 태국(5승 3패, 승점 15) 7위 일본(5승 3패, 승점 15) 9위 한국(5승 3패, 승점 13) 10위 폴란드(4승 4패, 승점 13) 중 3팀에 돌아간다.
이 중 이탈리아는 약체 독일(2승 6패, 승점 7)과 최종전을 치러 이변이 없는 한 최소한 5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여 결국 태국 일본 한국 폴란드가 2장을 놓고 다투는 형국이다.
이들 중 가장 불리한 쪽은 분명히 한국이다. 한국은 승점에서도 최하 수준일 뿐만 아니라 세트 득실률(1.071)과 포인트 득실률(1.005)에서도 경쟁국들에 뒤져 있어 지면 무조건 탈락이다. 승점으로 뒤집지 않으면 결선행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즉 세르비아에 무조건 이겨놓고 봐야 한다. 경쟁국들 중 시차상 한국이 가장 먼저 치종전을 치르게 돼 있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경쟁국들이 최종전서 모두 한국처럼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난다. 태국은 8전 전승을 거두고 있는 브라질, 일본은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러시아(7승1패, 승점 21)와 대결하고 폴란드도 실력이 비슷한 중국과 만난다.
결국 이들도 승점을 따내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 한국이 세르비아전에서 승리한다면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더욱이 한국은 세르비아를 상대로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3전 전패다.
하지만 한국의 상승세를 눈여겨봐야 한다. 비록 일본에 0-3으로 완패하며 5연승이 좌절됐지만 폴란드 원정 전승을 비롯해 러시아전 3-2 승리까지 선전했다. 더군다나 한국은 일본 특유의 빠른 배구보다는 유럽 스타일의 선 굵은 배구에 더욱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 여자배구의 대들보인 김연경이 "세르비아전에 기회가 남았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형실 감독 또한 "유럽 배구와 동양 배구는 다르다. 세르비아전은 다른 양상의 배구를 보여줄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불리함만 엿보이는 세르비아전을 앞두고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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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IVB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