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때 다른 위치에도 서보면서 1루 수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하는 지를 알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김시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브룸박' 박병호(25)의 3루 겸업설에 대해 손사래를 쳤다. 더욱 효과적인 1루 수비 요령을 익히거나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전략 대비책이라는 것이다.

김 감독은 21일 목동구장 감독실서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박병호의 3루 겸업설에 대해 묻자 웃었다. "나는 박병호를 3루 겸업이나 전향시킨다고 한 적은 없다"라며.
"다른 위치에도 서 보면서 그 상황에서 1루수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 지 알 수 있도록 하고자 했던 것이다.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3루수 전향이나 겸업을 시키겠다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2005년 LG 1차지명으로 입단했던 박병호는 2006시즌 이순철 감독 체제에서 잠시 3루수로 출장하기도 했다. 또한 올 시즌 LG 2군에서도 가끔 3루 위치에 섰다. "만약 겸업을 한다고 해도 자리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외야 수비 이야기도 들었다"라는 것이 박병호의 대답이었다. 20일 KIA전서 데뷔 첫 끝내기포를 쏘아올리는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병호는 지난 7월 31일 트레이드 이후 14경기 3할3푼3리(20일 현재) 5홈런 12타점으로 중심타자 노릇을 하고 있다.
그에 대해 김 감독은 "타격 단점이 보일 때 뜯어고치는 일조차 부담스러울 것 같아 삼가는데 거기다 수비 부담을 더하겠는가"라며 반문한 뒤 "더 좋은 1루 수비를 위해 훈련 중 가끔 다른 위치에 서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제안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역지사지'를 통한 수비 능력 함양을 이야기한 것.
그러나 김 감독은 박병호의 3루 출장에 대한 미약한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3루수로 나서는 선수의 타격감이 좋은 편이 아닐 때 경기 막판 타격으로 승부수를 던질 경우 생길 수비 공백에도 대비를 해둬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내야에 1루 요원 중첩 현상이 생길 경우 병호가 경기 막판 부득이하게 3루에 설 수도 있겠지만"이라는 것이 김 감독의 이야기였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박병호의 3루 겸업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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