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고 4관왕 주역 한 자리에 뭉쳤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08.22 07: 00

지난 1981년 경북고의 전국대회 4관왕을 이끌었던 주역들이 30년 만에 뭉쳤다.
 
당시 경북고 야구부장 겸 감독으로 활동했던 구수갑 전 대구야구협회장을 비롯해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 성준 삼성 재활군 코치, 최무영 삼성 편성팀장 등 회원 50여 명은 21일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 이들은 3월 4관왕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경맥 사관회'라는 야구 동호회를 결성했고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경맥사관회 야구단의 구단주로 활동 중이다.

경북고의 전성기를 주도했던 구 전 회장은 "4관왕 기념패에 당시 선수들의 이름이 모두 새겨져 있어 30년이 지난 지금도 다 기억하고 있다"며 "야구를 통한 건강 증진과 모교 발전에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 감독은 "코흘리개 야구선수였던 제가 구수갑 감독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가르침 속에 프로 구단의 사령탑까지 오르게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한 뒤 "30년 만에 다시 만나게 돼 정말 반갑고 옛 추억이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삼성이 현재 정규 시즌 1위를 질주 중이지만 절대 자만하지 않고 최종 목표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학창 시절 등번호 16번과 졸업회수(64회)가 박힌 모교 유니폼을 건네 받은 류 감독은 "프로 구단 입단식을 치르는 기분"이라고 껄껄 웃었다. 그리고 류 감독은 학창 시절의 추억을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경북고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봉황대기 최우수 투수상과 청룡기 우수 투수상을 품에 안았던 성 코치는 "당시 우리 팀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았다. 지금의 삼성과 같은 분위기"라며 "뒷심이 강해 항상 여유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옆에 있던 문재진 씨는 "학생들은 라디오를 통해 야구 중계를 듣다가 선생님께 혼난 적도 많았다. 어떤 친구들은 서울까지 응원을 가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류 감독은 "구수갑 감독님께서 항상 밀어치는 것을 강조하셨다. 그 영향 때문에 최형우와 채태인에게도 '센터 방향으로 밀어치라'고 자주 말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경맥 사관회 야구단의 명예 감독으로 추대된 구 전 회장은 직접 팔을 걷어 붙여 지도할 예정.
 
또한 류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 모교 유니폼을 입고 직접 그라운드에서 뛰겠다"고 약속했다. 30년 만에 다시 뭉친 역전의 용사들. 어느덧 50을 바라보는 중년이 됐지만 마음만은 고교 시절과 다를 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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