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대행체제' SK, ML식 요소 얼마나 스며들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8.22 10: 18

"계속 그럴 것이다. 그렇게 배웠다."
10년간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돌아온 이만수(53) SK 감독대행이 김성근(69) 전임 감독이 5년 동안 만든 SK 와이번스에 메이저리그 요소를 가미하고 있다.
이만수 감동대행은 21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남은 시즌 팀 운용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요약하자면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선발 투수는 가급적 길게 간다. 4번 타자는 변경없이 붙박이로 한다"고 볼 수 있다.
기존 김성근 야구의 뼈대에 10년 동안 체험했던 메이저리그식 요소인 이 2가지를 가미해 보겠다는 뜻이다.
▲선발 투수는 되도록 길게
이 대행은 '상황을 봐서'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선발은 되도록 길게 가고 싶다. 이는 투수코치들에게도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날 SK는 1-9로 완패했다. 무엇보다 "투수교체 타이밍이 너무 빨랐다"는 평가다. 사이드암 선발 이영욱을 4회도 넘기기 전에 내렸고 이어 나온 전병두가 황재균에게 만루포를 맏았다.
이 대행 스스로도 경기 후 "오늘 모든 점에서 완패했다"며 "조성환이 앞선 타석에서 라이너성 타구가 많이 나왔다. 또 이영욱에게도 데이터상 강해 교체했다. 그러나 빨리 교체한 것 같다. 데이터는 강해 교체했다. 그런데 데이터는 상황에 따라 적용해야 할 것 같다. 오늘 공부 많이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정 4번 타자
"타순은 직접 짜고 있다"고 밝힌 이 대행은 "선수들의 훈련 모습이나 상황을 보고 참고한다"면서 "이호준을 올 시즌 마지막까지 4번 타자에 고정할 것이다. 자신감을 주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행은 "중심에 한 명이라도 고정이 돼있어야 팀이 강해진다"면서 "본인에게 '시즌 끝까지 4번을 맡기겠다'며 '썩어도 준치 아니냐'고 농담을 했더니 '저 안썩었는데요'라고 받아치더라"고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타순을 변동하는 것보다는 고정하는 것이 오히려 더 선수들에게는 낫다고 봤다.
 
▲기본·집중·팀
이 대행은 20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선수들에게 '기본, 집중, 팀' 3가지를 주문했다. 기본은 그야말로 선수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타격을 한 후 1루로 전력질주하는 것이 이런 것에 해당된다. 이어 경기에 집중해야 하고 개인이 아닌 팀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사실 이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2군 감독시절에 강조했던 것들이다.
이를 위해 이 대행은 경기 내내 서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만큼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서서 한다"는 그는 또 박수를 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마치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을 연상시키는 모습이다. 홈런이 아닌 호수비가 나와도 하이파이브를 선수들과 나누고 있다.
메이저리그식 요소의 가미는 곧 5년 동안 김성근 전 감독이 보여줬던 '감독이 하는 경기'를 이제는 '선수가 하는 경기'로 조금씩 인식시켜 가는 과정이다. 선수 개개인의 책임감이 좀더 막중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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