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나는 가수다’의 인기에 한 몫을 담당했던 박정현, 김범수가 21일 방송을 끝으로 ‘나가수’ 무대를 떠났다.
원년멤버로 7개월 동안 살아온 두 사람은 ‘나가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했던 자신들의 진가를 확인시켜주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들을 재발견하게 만들었다.
21일 명예졸업식과 함께 고별 무대를 선보인 두 사람은 만감이 교차한다는 듯 소감을 들려줬다.

김범수는 “처음에 ‘일밤’에서 나를 찾길래 의아했다”고 ‘나가수’ 출연 제의를 받았던 날을 회상했다.
‘나가수’에서 파격적인 무대를 잇달아 선보였던 김범수는 “사실 힘든 적도 많았다. 도망가고 싶었다. 하지만 ‘나가수’ 무대는 반쪽짜리 가수 인생을 살던 나의 반쪽을 채워줬다. 기적같은 일이다. ‘님과 함께’ 무대 이후 관중들이 내 이름을 연호할 때 정말 희열이 느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뛰어난 가창력에도 불구하고 ‘얼굴없는 가수’로 살았던 김범수에게 ‘나가수’는 김범수의 얼굴을 되찾게 해줬다. 거기에 더해 ‘비주얼 가수’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해주며 제 2의 가수 인생을 살게 해줬다.
박정현 역시 ‘나가수’를 통해 전성기를 맞았다. 최근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던 박정현은 “음악인으로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된 라이브를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에 출연을 결정지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서바이벌이라는 경연 방식이 많이 힘들긴 했지만, 16년 가수 인생보다 ‘나가수’를 통해 얻은 것이 더 많다”라고 밝혔다.
박정현 역시 노래 잘하는 가수로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대중적인 스타는 아니었던 것. 하지만 ‘나가수’를 통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알렸고, ‘국민요정’이라는 수식어도 얻으며 대중적인 스타가 됐다. 스타성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광고계에서 잇단 러브콜을 받으며 그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비록 마지막 경연에서 탈락해 명예졸업하지 못했던 YB도 ‘2시의 데이트’에서 “‘나가수’를 통해 잃은 것은 없다. ‘나가수’를 통해 팀이 더 끈끈해졌다”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방송 초반 ‘서바이벌’이라는 형식 때문에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나가수’는 출연 가수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고 자신의 가수 인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보여줬다. 모든 프로그램이 그렇듯 ‘나가수’ 역시 음과 양이 공존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7개월이 지난 지금 ‘나가수’는 음보다는 양이 큰 프로그램으로 성장하고 있다.
김범수는 “‘나가수’가 아니면 ‘님과 함께’ 같은 무대를 어디서 해보겠느냐”며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것에 대한 감격을 밝힌 바 있다.
‘나가수’가 아니면 이소라가 보아의 ‘넘버원’을 부를 생각을 했겠으며, 박정현이 박미경을 ‘이브의 경고’를 시도할 수 있었을까.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해주고 있는 '나가수'는 10년차가 넘은 가수들에게도 분명 가수인생의 새로운 자극과 의미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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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