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어려움이나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줌'이다. 야구에서 구원 투수의 임무도 마찬가지. 앞 투수가 남기고 간 주자를 실점으로 연결시키지 않는 불펜 투수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구원 투수다.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하는 기록 항목이 바로 승계주자 실점률.
그러나 승계주자 실점률에도 맹점이 있다. 가령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한 타자를 상대로 볼넷을 주고 마운드를 내려갈 경우 2명의 주자를 실점으로 연결시키지 않은 것으로 된다. 때문에 구원으로 나온 투구이닝에 제한을 둬야 정확한 판별이 가능하다. 승계주자 20명 이상, 구원 40이닝 이상을 기준으로 할 때 최고의 구원투수는 누구일까.
철벽 불펜을 자랑하는 삼성의 안지만이 이 기준에서 최고의 구원투수로 나타났다. 구원으로 40⅓이닝을 던진 안지만은 22명의 승계주자 중 2명만 홈으로 보냈다. 승계주자 실점률 9.1%. 승계주자 20명 이상 투수 중 유일하게 1할이 되지 않는다. 득점권 피안타율이 2할1푼7리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위기에 강하기 때문에 가능한 기록. 특히 만루 위기에서 6타수 1안타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어냈다.

그 다음으로 승계주자 실점률이 낮은 투수가 안지만의 같은 팀 선배 정현욱이다. 정현욱은 승계주자 21명 중 3명만 실점으로 연결시켰다. 승계주자 실점률이 14.3%. 구원으로 무려 61⅓이닝을 던진 정현욱은 득점권에서 62타수 10안타 피안타율 1할6푼1리로 철통 같이 막았다. 무주자시(0.292)보다 유주자시(0.196) 피안타율이 1할 가까이 낮을 정도로 위기에 더 강하다.
안지만과 정현욱에 이어 SK 불펜의 양대 산맥 정대현과 정우람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정대현은 26명의 승계주자 중 4명만 불러들여 실점률이 15.4%밖에 되지 않는다. 정우람도 승계주자 41명 중 7명만 홈으로 보내 실점률이 17.1%에 불과하다. 롯데 붙박이 마무리로 연착륙한 김사율도 31명 중 6명으로 승계주자 실점률이 19.5%로 삼성과 SK의 막강 불펜투수들과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편 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계주자 50명을 앞 투수들로부터 넘겨받은 LG 좌완 이상열은 11명만 홈으로 보내 실점률이 22.0%로 낮다. 그러나 넥센 이정훈은 23명의 주자 중 절반이 넘는 12명을 홈으로 보낸 승계주자 실점률 52.2%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이어 LG 유원상(16/31·51.6%) KIA 유동훈(20/39·51.3%) 삼성 권오준(12/26·46.2%) 넥센 이보근(18/42·42.9%) 순으로 높은 승계주자 실점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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