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치열한 흥행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영화들은 두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00억 대 규모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다는 점과 배우들이 지독히도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
지난 달 20일 나란히 개봉해 극장가 쌍끌이 흥행 체제를 세웠던 휴먼 대작 ‘고지전’과 스피드 액션 블록버스터 ‘퀵’ 역시 100억 원 이상의 총 제작비가 투입됐고, 배우들이 “군대를 다시 다녀온 기분”이라 말할 정도로 촬영을 하며 겪었던 혹독한 고생이 이슈로 떠올랐던 영화다.

신하균, 고수, 류승수, 고창석 등 충무로 대표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과 이제훈, 이다윗과 같은 걸출한 신예를 낚아 올린 ‘고지전’은 그러나 현재까지 누적관객수 291만 여 명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상태.
반면 ‘해운대’ 흥행 신화를 일군 이민기, 강예원, 김인권 주연의 ‘퀵’은 지난 22일 300만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은 넘긴 상황이다.
90억 원 이상의 총 제작비가 투입된 ‘최종병기 활’은 배우들의 고생과 투입된 제작비와 흥행 성적이 정비례하고 있는 경우다.
지난 10일 개봉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는 ‘최종병기 활’은 배우 박해일의 첫 사극 및 액션 연기 도전으로 기대를 모았다.
또 사상 처음 스크린에서 선보이는 활의 위력과 낙마 등의 사고 위험을 무릎 쓰고 온몸을 던진 배우들의 열연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올해 개봉한 국내 작품 중 최단기 300만 돌파에 성공했다. ‘최종병기 활’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흥행 상승세 덕분에 고생한 만큼의 흥행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먼저 손익분기점(140만 명) 돌파를 이뤄낸 ‘블라인드’ 역시 배우 김하늘의 고생담이 화제가 됐던 작품. 개봉 13일 만에 수익 창출에 성공했다.
총 제작비는 28억 원으로 100억 대작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유난히 추웠던 한겨울 컨테이너 박스에서 지속된 촬영, 온 몸으로 감당해야 했던 구타 장면 등 여배우 김하늘의 고생이 유독 대단했던 영화다.
모두 똑같이 막대한 자금과 배우, 스태프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지만 관객들의 냉정한 심판대 앞에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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