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여름 한국 극장가는 국내외 블록버스터들이 유독 많았던 것이 특징이다. 올해 박스오피스 1위의 ‘트랜스포머 3’를 비롯해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고지전’, ‘퀵’, ‘7광구’, ‘최종병기 활’ 등 막대한 제작비와 물량을 투입한 영화들이 연달아 개봉, 관객들을 만났다.
극장가 여름 시즌이 블록버스터 간의 싸움이었다면 올 가을에는 드라마와 코미디 두 장르의 경쟁이 연출될 전망이다. 홍상수 감독의 ‘북촌방향’을 시작으로 ‘챔프’, ‘도가니’, ‘카운트다운’, ‘푸른소금’이 드라마 진영을 맡고 여기에 ‘파퍼씨네 펭귄들’, ‘가문의 영광 4-가문의 수난’, ‘투혼’, ‘쟈니 잉글리쉬 2: 네버 다이’ 등의 코미디 영화가 개봉해 맞불을 놓는다.

먼저 ‘북촌방향’은 올해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세계 주요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홍상수 감독의 12번째 작품. 영화감독이었던 성준(유준상)이 서울 북촌에 사는 선배(김상중)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 머무르기로 하면서 기묘한 우연이 겹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차태현 주연의 ‘챔프’는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와 절름발이 경주마가 함께 역경을 극복하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감동 드라마다. 2004년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데뷔한 이후 33번의 경기에서 무려 13승을 휩쓴 절름발이 경주마 루나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이와 함께 ‘도가니’는 공지영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바탕으로 무진의 한 청각장애학교에 새로 부임한 미술교사(공유)가 교장과 교사들에게 학대당하던 아이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그렸다. 출간 당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원작을 영화화한다는 소식에 제작 단계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더불어 주어진 시간 10일 내에 자신의 목숨을 구해야 하는 남자 태건호(정재영)가 미모의 사기전과범 차하연(전도연)과 벌이는 위험한 거래를 그린 액션 드라마 ‘카운트다운’, 과거를 숨기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은퇴한 조직 보스(송강호)와 그의 감시를 의뢰 받고 접근한 여자(신세경)가 서로의 신분을 감춘 채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위험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 ‘푸른 소금’ 등도 같은 시기 관객들을 찾는다.

그런가 하면 9월 첫 선을 보이는 코미디 ‘파퍼씨네 펭귄들’은 까칠한 뉴요커 파퍼가 귀여운 여섯 펭귄들을 상속받으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사건을 그린 영화. ‘희극 제왕’으로 꼽히는 짐 캐리가 오랜만에 코미디물로 복귀, 눈길을 끌고 있다.
또 ‘가문의 영광’ 시리즈도 4편으로 돌아올 예정. ‘가문의 영광 4: 가문의 수난’은 조직생활을 청산하고 ‘엄니 손 식품’을 차린 홍 회장 일가가 해이해진 가문의 단합대회 겸 생애 최초로 떠난 해외여행에서 사상초유의 사건에 맞닥뜨리며 예측불허 수난을 겪게 되는 과정을 담아냈다.
여기에 김주혁-김선아의 찰떡 호흡이 돋보이는 ‘투혼’이 가세한다. 한때 잘나가던 야구선수이자 가정에서는 평범한 가장, 남편인 한 남자가 뒤늦게 가족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온 힘을 다해 사랑과 인생을 되찾으려는 따뜻한 휴먼코미디다.
007시리즈를 풍자한 코믹 첩보물 ‘쟈니 잉글리쉬 2: 네버 다이’는 마지막을 장식한다. 주인공 쟈니 잉글리쉬(로완 앳킨슨)가 홍콩과 스위스 등으로 잠입해 중국 장관의 암살을 막는 활약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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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각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