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소금', 송강호-신세경 솜사탕 멜로연기 '그 자체로 파격'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1.08.23 17: 20

배우 송강호가 달달한 '멜로남'으로 또 다른 파격 연기를 보여준다.
23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푸른소금'이 언론배급시사회를 갖고 베일을 벗었다. '푸른소금'은 전설로 불리던 조직 세계를 떠나 식당을 차려 평범하게 살고 싶은 남자 두헌(송강호)과 그를 감시하라는 의뢰를 받은 사격선수 출신의 비밀스런 소녀 세빈(신세경)이 그에게 접근하기 위해 요리학원에 나타나면서부터 그려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샤기컷 머리에 스모키 화장, 여기에 가죽점퍼를 입고 오토바이로 질주하는 신세경이나 단정한 수트를 입고 액션을 펼치는 송강호의 모습을 담은 공개된 스틸컷에서 화려한 액션 영화를 예상할 수 있지만, 영화는 액션이 양념이라면 멜로가 기본 재료인 작품이다. 멜로드라마의 줄기에서 액션의 옷을 입은 이 영화는 철저히 두 남녀의 관계에 집중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송강호의 모습이다. '괴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의형제' 등 그간 남성적이고 서민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이미지가 강했던 송강호는 달달한 멜로남의 이상향을 보여준다. 물론 영화 '박쥐'에서처럼 나이차이가 있는 여자배우와 멜로 느낌의 영화를 안 했던 것은 아니지만, '푸른 소금'은 전직 조직 보스라는 캐릭터와 상황 설정이 아니라면 한 소녀에게 끌리게 되는 다정한 중년 남자로 기대고 싶은 '훈남'의 이미지를 완성했다.
23살 차이가 나는 세빈에게 보이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눈빛, 무심한 듯 애정 가득한 말투와 대사, 따스하게 어린 소녀를 보살피는 모습은 또 다른 송강호의 재발견을 이뤄냈다. 여기에 외적으로는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헤어스타일, 전보다 날렵해진 얼굴과 몸매로 그 만의 부드러움을 드러내며 멜로남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전직 조폭답지 않게 따뜻하고 인간적이지만, 세빈이 위험한 순간이거나 신변의 위협을 느낄 때면 보이는 날렵한 행동과 눈빛은 드라마 속에 흔히 보는 남자주인공의 모습과도 흡사하다.
세빈에게 "난 니가 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라며 삶의 위급한 순간에도 깨진 차유리창에 풀꽃을 끼워넣는 순정남의 모습은 극중 송강호의 캐릭터를 한 장면으로 보여준다. 
극중 대사에도 있듯 사랑에도 빨강, 자주, 하양 등 여러색깔이 있다면 송강호-신세경의 사랑은 타이틀처럼 파랑색에 가깝다. 슬픈 듯 순수함이 감도는 그들만의 사랑은 아름답기도 애처롭기도 하다. 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헌의 오른팔 애꾸(천정명)가 심각한 표정으로 두헌에게 하는 "원조교제 하시는 겁니까?"라는 대사는 영화를 허를 찌르는 부분이기에 저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영화에 힘을 싣는 것은 단연 감각적인 영상이다. 이현승 감독이 전작 '그대만의 블루', '시월애' 등에서 보여준 음악과도 같은 CF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몇몇 장면은 이 영화가 갖고 있는 큰 장점 중 하나다.
송강호, 신세경 외에도 천정명, 이종혁, 윤여정, 이경영, 김뢰하, 오달수, 이솜 등이 출연한다. 15세 관람가, 9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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