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본인도 잘 던졌고 타선 지원도 적시에 잘 따라왔다. '써니' 김선우(34. 두산 베어스)가 전신 OB 시절 포함 16년 만의 베어스 소속 국내 선발투수 3년 연속 10승 기록을 달성했다. 8개 구단 전체로 보면 역대 41번째 기록.
김선우는 23일 인천 문학구장서 벌어진 SK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7이닝 동안 7피안타(탈삼진 4개)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0승(7패, 23일 현재)째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김선우는 2009시즌 11승(10패)을 거둔 이래 3년 연속 두 자릿수 선발승에 성공했다.

특히 김선우의 3년 연속 10승 기록은 팀에도 의미가 크다. 베어스 소속으로 국내 투수가 3년 이상 한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것은 지난 1991년부터 1995년까지 5년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했던 김상진(현 SK 투수코치)이 마지막이었다.
그동안 두산은 3년 이상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 국내 투수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외국인 투수의 경우 다니엘 리오스-맷 랜들 콤비가 지난 2005시즌부터 2007시즌까지 함께 3년 연속 10승 이상씩을 거뒀으나 국내 선발 투수 중에는 이를 성공한 투수가 김상진 이래 전무했다.
김상진이 1998시즌 후 삼성 이적한 뒤 이 기록은 잠시 잊혀졌다. 1998시즌 10승을 올린 우완 이경필이 1999년 13승을 올리며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뒀으나 이듬해 부상으로 인해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다.
2004년 12승을 올리며 탈삼진 타이틀(162개)까지 석권했던 박명환(LG)은 2005년 11승으로 2년 연속 10승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갑상선 항진증과 부상으로 인해 2006년 7승에 그쳤고 이듬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해 LG로 이적했다.
2008년 미국 외유를 마치고 자신의 지명권(1996년 1차 우선지명)을 보유하고 있던 두산에 입단한 김선우는 첫 해 어깨 통증과 무릎 부상 등으로 인해 6승 7패 평균자책점 4.25(101⅔이닝)에 그쳤다. 이듬해 김선우는 148이닝을 소화하며 11승을 올렸으나 평균자책점이 5.11에 달하며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김선우는 변화구 다양화 속 13승 6패 평균자책점 4.02로 켈빈 히메네스와 함께 원투펀치 노릇을 제대로 해냈다. 그리고 올 시즌 김선우는 승운이 따르지 않는 가운데서도 2번의 완투(1승 1패)와 1번의 완봉승을 올리는 등 10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로 믿음직한 선발 노릇을 하고 있다.
올 시즌 김선우의 소화 이닝은 135⅔이닝으로 8개 구단 투수 중 전체 5위다. 따라서 김선우의 3년 연속 10승 달성은 단순한 승리 추가가 아닌 '이닝 이터'로서도 점차 제 몫을 하고 있다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다.
3년 연속 두 자릿 수 승리(역대 41번째, 구단 사상 6번째)
※ 3년 연속 두자릿수 선발승(역대 22번째, 구단 사상 4번째) - 최근 두산 선수 : 다니엘 리오스(2002~2007, KIA 시절 포함), 맷 랜들(2005~2007)
※ 팀 역대 2번째 국내 투수 3년 연속 두자릿수 선발승 - 김상진(1993~1995) 이후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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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