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수문장 박호진(35)이 프로데뷔 12년 만에 한을 풀게 됐다.
박호진은 오는 27일 열리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3라운드에 출전한다면 프로통산 1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수원서 이적한 박호진은 정규리그 모든 경기(22경기)에 출전한 만큼 100경기 출전 달성이 유력하다
K리그 선수로서 100경기 출전 돌파는 흔한 일이지만 박호진에게는 12년 동안의 선수생활을 되돌아보게 하는 이정표나 다름없다. 1999년 연세대를 졸업하고 수원 삼성을 통해 데뷔한 박호진은 비운의 골키퍼였다. 기량은 출중했지만 언제나 이운재(현 전남 드래곤즈)의 그늘에 가려있었다.

구단 역시 박호진의 능력을 인정하고 11년간 한솥밥을 먹었지만 이운재의 공백이 생기지 않는 이상 좀처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2005년까지 7년간 44경기 출전에 그친 박호진은 이듬해 이운재가 독일월드컵에 출전하면서 생긴 공백으로 주전 자리를 확보, 25경기에서 19실점하며 수원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박호진은 그해 시즌 베스트11 골키퍼 부문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007년 왼쪽 발등뼈 골절 부상으로 또다시 벤치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다. 기회를 모색하던 박호진은 올해 광주로 둥지를 옮겼고, 최선참으로서 갓 프로에 입문한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만개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100경기 출전을 앞둔 박호진은 "늦은 기록이긴 하지만 나에게 축구는 여전히 새롭다. 맏형으로써 후배들과 함께 팀을 이끌어 가고 싶다"며 "열심히 노력해 광주 팬들의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호진은 올 시즌 22경기에 출장해 31실점을 했으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5라운드와 14라운드에서 각각 주간 MVP에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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