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늘 시간이 없어".
지난 23일 청주구장. 이날 오후 광주에서 KIA 2군과의 경기에 출장한 한화 포수 이희근이 사복을 입고 경기장을 찾았다. 갑작스런 1군 호출. 1군에 있던 포수 박노민(26)이 타격훈련 중 꼬리뼈 통증을 호소했기 때문이었다. 한대화 감독은 어쩔 수 없이 1군 엔트리를 긴급히 바꿔야 했다. 박노민의 공식 부상명은 좌측 중둔근 통증.
한대화 감독은 "어떻게 방망이를 치다가 꼬리뼈가 아픈지 모르겠다. 박노민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부상을 달고 다닌다"며 혀를 찼다. 박노민은 올해 하와이 캠프까지 맹훈련했지만 허리 통증으로 오키나와 캠프에는 합류하지 못한 아픔이 있다.

한 감독은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선수는 아프지 않아야 한다. 박노민 같은 경우는 실력이 없는 게 아니라 실력이 늘 시간이 없는 것이다. 옛말에 아프지 않는 것도 실력이라고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포스트 신경현'을 생각해야 하는 한화에게 군필 포수 박노민은 매력적이다. 어깨가 강하고, 타격도 한 방을 갖췄다. 그러나 잦은 부상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한 감독은 "나도 현역 시절 허리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시즌 중 뭔가 좋지 않은 감이 올 때에는 무리를 하지 않았다. 2~3일 무리하지 않으면 괜찮을 걸 무리하면 일주일 넘게 간다. 자기 몸은 자기가 가장 잘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노민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해당하는 메시지.
박노민은 올해 37경기에서 72타수 18안타 타율 2할5푼 2홈런 1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8월 6경기에서 13타수 4안타 타율 3할8리로 좋은 감을 이어가며 주전 출장기회를 늘려갔지만 갑작스런 부상에 다시 한 번 발목이 잡혔다.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살리려 투혼을 보였지만 몸이 아프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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