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이대호 인턴기자] "단언코 문건이나 구두로 이만수 감독대행에게 감독 자리를 약속한 적 없다".
24일 문학구장 회의실에서 SK 와이번스 신영철(56)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모 포털에서 방송이 나간 후 논란이 재점화된 김성근(69) 전 감독의 해임에 대해 입장표명을 했다. 신 사장은 10여분에 걸쳐 김 전 감독 해임 후 제기된 핵심 쟁점에 대해 해명했다.
"먼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부드럽게 처리하지 못해 SK와 인천 야구팬 여러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인 신 사장은 "이후 사태의 진행 사항이 구단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 같다는 판단에 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 이만수 감독대행에 대한 논란
가장 핵심적인 사안은 이만수(53) 감독대행의 '감독 내정설'에 대한 반박이었다. 신 사장은 "단언코 문건이나 구두로 이만수 감독대행에게 감독 자리를 약속한 적 없다"고 못 박고는 "야구란 것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감독을 정해놓고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당초 이 대행을 수석코치로 영입한 것은 "김성근 감독님이 야구계의 어른으로서 선수 육성뿐 아니라 (이만수 감독대행의)지도자로서 역량도 키워주길 바란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재계약 협상 시 이 대행에게 양해를 구했다는 설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해명했다. 앞서 김성근 전 감독은 17일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하며 이 부분에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신 사장은 "편한 자리에서 김성근 감독님과 재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이만수 코치가 수석 코치로 있는데 지금 나이도 있어서 혹시 속으로 (감독직에 대해)생각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부분에서 서운하셨던것 같다"면서 "(이만수 감독대행이)5년간 수석 코치와 2군 감독을 했기에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이야기를 꺼냈는데 김성근 감독님이 그렇게 받아들이셔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도 김성근 감독님이 농담으로 '나중에 이만수 (감독)시키면 되지'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서 '(이만수 감독대행이)혹시라도 기대하고 있을지 모른다' 정도로 얼버무린 것인데 불쾌하게 받아들이셔서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 재계약 연기 사유·3년 전 재계약 의사결정 과정
신 사장은 재계약 연기 사유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했다. "시즌 중 재계약을 추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시즌 중에 재계약 협상을 계속한다면 잡음이 날 것이라고 판단해 지속적으로 시즌 후 구단의 비전을 놓고 이야기 하자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그렇지만 이 부분이 김성근 감독님은 서운 했던 듯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3년 전 재계약 과정에서 말단 직원에까지 의견을 물어 불쾌해 했다는 방송 내용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신 사장은 "말단 직원이라 표현하며 그들에게 의견을 물어본 것을 문제삼은 것은 유감이다"라며 "말단이 어디에 있나? 모두 현장에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팀원"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사장은 다양한 의견을 구해야 한다"면서 "현장에 있는 목소리를 적극 수렴한 것이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시 의견을 구했던 직원은 김성근 감독님과도 우호적인 직원이어서 많은 조언을 받았다"면서 "이 일을 두고 정보의 흐름 문제로 보는 것은 아쉽다"고 유감을 드러냈다.
▲ 구단 운영비 문제·'김성근 야구' 폄훼 논란
또한 신 사장은 코치수 축소와 훈련비용 등 예산 문제로 잡음이 일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신 사장은 "한 마디로 (예산 문제는)쟁점 사안이 아니었다"면서 "구단에서는 오히려 리빌딩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판단했기에 투자를 줄일 생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런 말은 입 밖에도 안 냈다"고 거듭 강조한 신 사장은 "5년간 김성근 감독님이 육성부문에 힘썼던 것을 상의하고 싶었던 것일 뿐"이라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또한 김 전 감독의 야구를 폄훼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신 사장은 "제가 사장으로서 감독님을 앞에 두고 어찌 '존경받는 야구를 해 달라, 깨끗한 야구를 해 달라'는 말을 할 수 있었겠냐"고 반문하고는 "감독님이 힘드신걸 아는데 연세 있고 어른으로 모시는 분 앞에서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신 사장은 "어느 구단이나 재계약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문제인데 매끄럽게 마무리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존경하던 분을 그렇게 보내서 아쉽다"고 말했다.
끝으로 신 사장은 "한창 순위다툼 중인데 SK 팬들이 구단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좀 더 힘을 주시면 어떻겠냐"면서 "팬들에게는 다시 한 번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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