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서라도 나가야 했다".
한화 포수 이희근(26)이 몸을 사르는 투혼으로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희근은 24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3-3으로 맞선 8회 1사 만루에서 결승 밀어내기 사구를 얻어내며 5-4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1군 복귀 둘째 날부터 결정적인 순간 몸에 공을 맞는 투혼으로 승부를 갈랐다.
8회초 선발 포수 신경현의 대수비로 경기에 출장한 이희근에게 8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걸렸다. 삼성 마운드에는 필승카드 안지만. 초구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낸 이희근에게 2구째 145km 몸쪽 직구가 들어왔다. 타격을 하려고 배트가 나오는 순간 오른쪽 손등을 맞았다. 처음에 심판진이 파울로 판정했지만 이희근은 장갑을 벗어 벌겋게 달아오른 손등을 보여주며 사구를 인정받았다.

이희근은 "타석에 들어설 때부터 맞고서라도 나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상대 투수 안지만이 몸쪽 승부를 잘하지 않기 때문에 몸에 맞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는데 몸쪽으로 공이 들어왔다. 방망이에 맞기 전에 손등을 먼저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도 끝내기 밀어내기 사구를 한 적이 있다. 운이 좋은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이희근은 지난 2008년 6월6일 대전 히어로즈전에서 연장 12회말 끝내기 밀어내기 사구를 기록한 바 있다.
극적인 결승 사구를 얻어냈지만 9회초 마지막 리드를 지키는 것도 쉽지 않았다.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가 갑작스런 제구난을 보이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탓. 결국 1점차로 쫓겼지만 채태인과 정형식을 연속 삼진으로 잡고 승리를 지켰다. 이희근은 "바티스타가 갑자기 제구가 되지 않아 당황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