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왕' 송승락의 특별한 목표는?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8.25 07: 01

지난해 '구원왕' 손승락(29, 넥센 히어로즈)이 올 시즌 조금은 특별한 목표를 밝혔다. 바로 팀 탈 꼴찌다.
손승락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서 팀이 4-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동안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시즌 12세이브째를 거뒀다.
지난해 26세이브를 거두며 구원왕을 차지했던 송승락. 올 시즌은 '끝판왕' 오승환(29, 삼성 라이온즈)이 25일 현재 36세이브를 거두며 멀찌감치 앞서 있어 구원왕에 대한 욕심은 버린 지 오래다.

그러나 그의 마음에는 개인 타이틀보다 더 큰 욕심이 있다. 그는 "현대 때부터 (팀이) 꼴찌를 하던 적이 없기 때문에 개인은 물론 팀원 모두가 (현재) 탈 꼴찌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센은 25일 현재 39승58패를 기록하며 8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 반짝 활약을 펼쳤으나 얇은 선수층 때문에 무더위 시작과 함께 성적이 떨어졌다. 최근 2연승으로 승률 4할(4할2리)를 겨우 넘겼으나 여전히 7위 두산(42승2무53패)와는 4경기 차가 난다.
손승락이 탈 꼴찌를 목표라고 말한 데는 이유가 있다. 손승락은 지난 2001년 현대 2차 3라운드로 '우승왕국' 현대 출신이다. 군 제대 후 넥센으로 팀이 바뀌었지만 현대 때부터 최하위는 해본 적이 없다. 말 그대로 최하위는 그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다행히 최근 넥센의 분위기도 좋다. 넥센은 지난 6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번 주말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이 있지만 넥센은 LG에게 뿌렸던 고춧가루를 롯데에게도 뿌리겠다는 각오다.
송승락도 "앞으로 세이브 기회가 주어질 때 잘 막고 승리를 지켜 낸다면 충분히 우리 팀 탈 꼴찌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도 승리를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손승락의 말을 들은 넥센 관계자도 "현대 때부터 지금까지 16년 동안 7위는 해봤는데 꼴찌는 안 해본 것 같다"면서 "선수들이 알아서 신경을 쓰는 것 같다"며 웃었다.
과연 손승락이 팀 승리를 충실히 지켜내며 팀을 구원해 낼 수 있을까. 다른 것보다 개인의 욕심이 아닌 팀을 위한 그의 행동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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