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속구' 바티스타, 가르시아 못지 않은 상품성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8.25 10: 55

한화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31)가 카림 가르시아 못지않은 상품성으로 화제를 뿌리고 있다.
바티스타는 지난 24일 청주 삼성전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피칭으로 아슬아슬하게 팀 승리를 지켜냈다. 5-3으로 리드하던 9회 마운드에 오른 바티스타는 첫 타자 강봉규에게 안타를 맞은 뒤 진갑용-배영섭에게 볼넷을 주고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조동찬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주며 5-4, 1점차 턱밑까지 추격당했다. 8회 한화의 극적인 역전으로 뜨겁게 타올랐던 청주구장 분위기도 급속도로 냉각됐다.
하지만 한대화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바티스타는 채태인을 134km 커브로 3구 삼진 처리하며 한 고비를 넘겼다. 이어 정형식마저 4구째 152km 묵직한 직구로 헛스윙 삼진시키며 경기를 끝냈다. 정형식의 방망이가 헛돈 순간 바티스타는 육촌형 페드로 마르티네스처럼 긴 팔을 뻗어 검지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특유의 승리 세레머니로 짜릿한 순간을 만끽했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웃은 건 결국 바티스타와 한화였다.

경기 후 바티스타는 "갑자기 제구가 되지 않아 위기 상황을 초래했다. 팀에 미안했지만 결과적으로 승리하게 돼 다행"이라며 "처음에는 제구가 잡히지 않았지만 던지면서 감을 찾았다. 마지막에 결정구도 좋았고 제구가 잡히면서 원래 하던대로 승부했다. 평소 자신있는 커브가 잘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바티스타는 배영섭과 조동찬에게 8개 연속 볼을 주며 위기를 자초했지만 이후 마지막 7개의 공은 모두 스트라이크였다. 그야말로 냉탕과 온탕을 오간 피칭.
바티스타는 처음 한국에 올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198cm라는 큰 키와 늘씬한 체구로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최고 156km 광속구를 던지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결정구로 쓰는 파워 커브도 화제에 올랐다. 압도적인 볼 스피드와 커브 제구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물론 이날 삼성전처럼 마운드에 처음 올라왔을 때 제구가 잘 되지 않는 약점이 있지만 영점이 잡히면 더없이 위력적이다.
이날 한국 데뷔 후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세이브를 거둔 바티스타의 시즌 성적은 14경기 5세이브 평균자책점 3.77. 단순한 기록에서 볼 수 없는 위압감이 있다. 특히 14⅓이닝 동안 탈삼진 28개를 기록했다. 이닝당 2개에 해당하는 가공할만한 탈삼진 능력. 벌써부터 내년 시즌 재계약에 대한 말도 나오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볼이 묵직한 게 정말 좋다"며 "선발로 나온 건 2006년이 마지막이라 투구수 문제 때문에 올해는 어렵다. 내년에는 마무리뿐만 아니라 선발로도 써볼 만하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가르시아 못지 않은 상품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바티스타. 과연 내년에도 한화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