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거포 유망주 모상기(24)가 다시 한 번 1군 기회를 잡았다.
모상기는 지난 24일 청주 한화전에 1군 복귀를 명받았다. 이날 삼성은 부진에 빠진 베테랑 박한이 신명철 조영훈을 대거 2군으로 내려보내는 대신 모상기 손주인 김헌곤을 1군에 불러올렸다. 지난 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23일만의 복귀. 복귀 첫 날부터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모상기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안타는 1개였지만 펜스 앞까지 가는 타구로 특유의 힘을 과시했고, 끈질긴 승부로 한층 좋아진 정교함을 자랑했다.
6월말 1군으로 등록된 모상기는 한동안 삼성의 화제였다.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쳤다 하면 2루타 이상 장타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6월 11경기에서 타율은 2할3푼1리였지만 안타 6개가 홈런 3개, 2루타 3개일 정도로 파워가 대단했다. 리그에 몇 안 되는 우타 거포라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았다. 비로 우천 연기된 지난달 13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양준혁을 완벽하게 흉내낸 타격폼 세레머니로 큰 웃음도 선사했다.

그러나 7월 11경기에서 26타수 4안타 타율 1할5푼4리에 그치며 2군행 통보를 받았다. 48일간의 1군 경험을 뒤로하고 다시 2군으로 내려간 모상기는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집중했다. 파워는 타고났으니 컨택 능력을 보완하는 게 숙제였다. 그러나 그의 성적은 더 이상 2군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2군 62경기 타율 3할4푼5리 18홈런 69타점. 남부리그 타격 3관왕에 빛나는 성적이다.
베테랑들의 부진과 함께 모상기는 다시 1군행 티켓을 따냈다. 그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1군행 통보를 받았다. 2군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집중했다. 확실히 1군 경험을 하고 2군에 가니 많이 달라보였다. 아직 많이 모자란 미완성 상태이지만 이렇게 빨리 1군에서 불러주셔서 기쁘다"며 1군 기회를 부여한 코칭스태프에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만큼 보답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코칭스태프뿐만 아니라 팬들도 모상기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기대감이 가득차 있다.
모상기는 "1군에서 마지막이 좋지 않았는데도 팬들께서 많이 기대를 해주시고 있다. 그만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다. 특히 나는 수비 포지션이 없고, 대주자로 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방망이 하나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그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1군 복귀 첫 날 모상기는 확실히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두 번째 타석에서 안승민을 상대로 3차례나 커트하는 등 9구 승부 끝에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몸쪽 빠른 공과 바깥쪽 변화구 모두 커트하며 승부를 끌고가는 집중력과 컨택 능력을 보였다.
모상기는 "부담감이 있지만 다시 기회가 왔고 이제는 적응해야 한다. 기대에 꼭 부응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은 최근 심각한 타격 침체로 시즌 첫 4연패 수렁에 빠져있다. 1군에 돌아온 모상기가 타선의 활력소가 되어야 한다. 과연 모상기가 이번에는 또 어떤 파워로 삼성 타선에 힘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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